[대선토론] “거짓말 난무”…실시간 팩트체크

코로나19 대응·대중 정책·오바마 케어 두고 진실 공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첫 대선 TV 토론에서 서로를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며 국내 현안을 두고 열띤 진실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틀린 통계와 과장된 숫자를 나열하며 서로의 공약을 깎아내리는 데 열중했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정책을 끄집어내면서 과거사 공방까지 벌였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언론의 팩트 체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거짓으로 판명 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바이든 후보도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AP통신은 팩트체크 결과와 관련해 “첫 TV 토론에서 거짓말이 난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부동층 유권자를 잡기 위해 설전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두 후보의 주요 발언과 미국 언론의 검증 내용이다.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이라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는 20만명이 아니라 200만명이 됐을 것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대한 여행 금지를 원하지 않았다”(트럼프)
▷거짓이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여행 제한 결정을 절대 반대하지 않았고 지지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신종플루 대응은 재앙이었다”(트럼프)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4월 신종플루 발병이 확인되자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당시의 대응은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빨랐다. 현재 미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0만명을 넘었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른 신종플루 미국 사망자는 1만2500여명이다.

“미국의 약값이 80∼90% 내려갈 것이다”(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일 뿐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값을 낮추는 법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매년 ‘캘리포니아가 불타고 있다’는 전화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산림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그런 전화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트럼프)
▷13개 연방 과학기관이 발간한 미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의 결론과 상충한다. 보고서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속도로 계속 증가한다면 서부 지역의 산불 발생 빈도가 3배로 늘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거의 모든 폭력 집회는 좌파 단체로부터 나왔다”(트럼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인종적 동기에 따른 폭력적 극단주의는 주로 백인 우월주의자로부터 비롯됐다”고 진단했고,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지난해 발간한 테러 평가보고서에서 백인 과격주의를 1차 위협으로 꼽았다.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는 오바마케어(ACA)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있다”(바이든)
▷배럿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법원 판결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지만, 오바마케어를 위헌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폭력 범죄는 17% 감소했다”(바이든)
▷오바마 1차 행정부 출범 직전 해인 2008년부터 2차 집권기의 마지막 해인 2016년까지 전체 강력범죄 건수는 약 10% 감소했으나 2차 행정부 후반기인 2014∼2016년에는 강력 범죄가 8% 증가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이전보다 더 많은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바이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중국 간 상거래가 감소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018∼2019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기 호황을 물려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침체를 일으켰다”(바이든)
▷거짓이다.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해에 경제 호황은 아니었다. 경제는 건전했지만, 2016년 유가 급락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으로 경제 성장률은 2%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일자리가 줄어든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바이든)
▷그렇지 않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 사례가 있다. 후버 대통령이 1929년 당선돼 1933년 퇴임할 때까지 미국 내 일자리는 감소했다. 다만, 1939년 미국 노동통계국이 일자리 집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재임 기간에 일자리가 감소한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벌이고 있다.[클리블랜드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