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업체 TSMC 미국 공장 짓는다

애리조나에 120억달러 투자, 5나노 공정 공장 건설

2024년부터 가동…WSJ “11월 대선 이해관계 맞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가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이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자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는 TSMC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해왔는데 결국 미국 측이 원하는 ‘투자 선언’을 이끌어낸 것이다.

TSMC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약 12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5㎚ 공정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은 2021년에 착공해 2024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TSMC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업체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 퀄컴, 엔비디아 같은 미국 업체에서부터 중국 화웨이에 이르는 많은 기술기업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이 실제로는 TSMC에서 생산된다.

TSMC의 주력 생산 시설은 현재 대만에만 있다. TSMC가 생산비가 높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화의 시대가 저물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된 블록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SMC는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 정부 및 애리조나주와 강력한 동반자 관계를 맺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골적으로 TSMC의 미국 투자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생산 계획에 대해 “공급망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 공정) 전부를 미국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공장 유치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WSJ이 전했다.

특히 애리조나의 공화당 소속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은 오는 11월 상원 선거에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번 공장 설립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자료사진)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