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연방하원 후보 브레이넘, 페이스북 통해 ‘신고자’ 자처
“몇달 전부터 ICE에 제보”…“불법고용·여성 인신매매” 주장도
트럼프 극렬 지지층, 한국기업 고용관행에 “일자리 빼앗겼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메가사이트)에 대한 연방 이민단속국(ICE) 급습(본보기사 참조)이 트럼프 극우 지지층의 지속적 제보와 공격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CE에 해당 공장의 불법 고용을 직접 제보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는 조지아 제12지역구 연방하원 공화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토리 브레이넘(Tori Branum). 그녀는 미 해병대 출신의 총기훈련 교관이자, 극우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브레이넘은 4일 오전 11시 5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현대차-LG 메가플랜트를 ICE에 신고한 사람은 바로 나”라고 밝히며, “수개월 전부터 ICE와 통화해 제보해 왔고, 결국 진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글에서 “사람들이 울타리를 넘어 도망치고, 옥상을 통해 도주하려 했다”며 “불법 고용, 인신매매, 심지어 불법체류자의 시신이 공장 부지에 암매장됐다는 의혹까지 있다”며 근거없는 음모론까지 제기해 파장을 키웠다.
◇ “ICE에 직접 신고…조지아인의 일자리가 무너졌다”
브레이넘은 “이곳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들 수군대기만 했지만, 이제는 연방정부가 진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며 ICE 단속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우리 조지아 사람들의 일자리와 안전이 불법 고용으로 훼손되고 있다”며, “200만달러짜리 집에 사는 (외국인) 사장이 미국인 일꾼은 비싸다고 외면하고 불법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다면, 그 사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혐오성 언어를 결합한 비난을 이어갔다.
또한 브레이넘은 현대차-LG 배터리 프로젝트가 조지아 주정부의 인센티브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공화당 소속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까지 비판하고 있다.
그녀는 “켐프 주지사가 현대차-엘지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불법 이민자 고용 구조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극단적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같은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켐프 간 노선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
◇ 트럼프 지지층, 한국기업에 대한 구조적 불신 확대
이번 사례는 현대차-LG 프로젝트가 단순히 노동력 이슈를 넘어, 미국 내 극우 보수 진영에서 ‘불법 이민과 글로벌 자본이 결탁한 상징’으로 규정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 지지 기반의 ‘미국 우선주의’ 담론은 한국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조차 ‘조지아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브레이넘의 글은 바로 그 대표 사례다. 특히 ICE가 조지아 브라이언카운티의 현대차 배터리공장을 급습한 데는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정치적 신고와 압박이 작동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브레이넘 외에도 트럼프 지지 성향의 유튜버, 지역 방송 관계자, 반이민 로비단체들이 현대차-LG 프로젝트를 비롯해 외국 기업의 고용 관행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 왔다.
◇ “이민단속이 아니라 정치공작”…한미 협력에 그림자
이 같은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현대차-LG 프로젝트 전체를 ‘정치적 타깃’으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체포된 한국인만 250명 이상”이라고 공식 확인했으며, 일부는 한국 본사에서 B1/B2 단기 체류비자로 파견돼 업무를 보조하다 체포된 것으로 확인돼 미국 내 한국 대기업의 비자운영 관행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브레이넘이 ICE 신고를 자처하며 올린 게시글에는 몇시간 만에 1000개가 넘는 좋아요와 수백개의 댓글이 달려 그녀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 토리 브레이넘, 누구인가?
토리 브레이넘은 조지아주 어거스타 일대를 포함하면서 현대차 메가사이트와 인접한 조지아주 제12지역구 연방하원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극우 성향의 공화당 예비후보다.
그녀는 자신을 “트럼프 정신을 가장 확고히 계승하는 후보”로 소개하고 있으며, 이민, 총기, 반글로벌 기업 규제를 핵심 이슈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메가사이트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훔치는 수단”이라며 연설에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을 싸잡아 비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브레이넘은 공장 내부에서 불법 고용된 여성들이 성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SNS에 올리는 등, 단순한 이민 문제를 극우 포퓰리즘 이슈로 확장해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