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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남부연합회장이라 믿고 카드 줬는데…

연합회 전 임원 “홍승원 전 회장이 1만8천불 도용…크레딧도 망가져”

“변제 약속 계속 어겨 당국에 신고”…게스트하우스 사업도 소송 직면

홍 전 회장 “은행에 자금 묶여 못 갚아…조만간 현금으로 변제” 주장

미 동남부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동남부한인회연합회 회장이 봉사직인 한 임원의 크레딧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22~2024년 재임한 제30대 홍승원 연합회장 당시 임원으로 활동했던 K씨(여)는 본보에 “지난해 4월경 홍승원 회장이 ‘연합회 내부 결제 과정이 복잡하니 개인 크레딧 카드를 한번만 사용하게 해주면 바로 갚겠다’고 말했다”면서 “홍 회장을 믿고 카드번호와 정보를 제공했는데 이후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해 현재까지 총 1만8000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지게 됐다”고 말했다.

K씨에 따르면 홍 전회장은 한번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이후에도 계속 K씨의 카드로 결제를 했고, 사용 후에야 K씨에게 양해를 구했다. K씨는 “홍 전 회장이 일부 금액을 계속 갚아나가고 있었고, 사업이 잠시 어렵지만 곧 자금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해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전회장은 지난 3월부터 갑자기 K씨의 카드에서 거액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6월에는 8200달러 가까운 금액을 빼갔다. 이후 홍 전회장은 카드대금 상환을 하지 않았고 현재 부채는 6일 기준 1만7952.44달러에 이르게 됐다.

K씨는 “카드 대금을 갚으라고 사정하자 지난달 13일 개인 은행계좌를 알려주며 결제하라고 했지만 그쪽 은행에서 결제를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카드 회사에서 홍 전회장과 컨퍼런스 콜을 하면 결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홍 전회장은 이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K씨와 홍 전회장이 주고받은 텍스트 메시지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은행이 무슨 이유인지 (자금을) 홀드해서 계좌가 lock(동결) 됐으니 은행 지역본부에 가서 풀겠다”거나 “캐시를 들고 조지아로 내려가겠다”며 시간을 끌어왔다.

홍 전회장은 기자의 사실확인 요청에 “사업이 어려워지고 K씨가 도움을 주신건데 이제 이자내는 것도 어렵다”면서 “자금이 묶여서 그런 것이고, 최대한 노력해서 갚으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K씨는 “사업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도 없었고, 카드 사용에 대해서도 미리 말한 적이 없다”면서 “나도 모르게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중에 카드 회사의 확인 통보를 보고서야 사용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K씨는 “1만8000달러에 이르는 빚도 문제지만 홍 전 회장의 계좌가 바운스를 내는 바람에 850점이었던 크레딧 점수가 500점 대로 떨어졌다”면서 “해당 카드를 발급받도록 도와준 아들의 크레딧 점수도 덩달아 떨어져 가족에게도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K씨는 “도저히 더 이상 홍 전 회장을 신뢰할 수 없어 거주지인 노스캐롤라이나 랄리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형사법 전문인 한 한인 변호사는 “카드 소유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카드를 사용했다면 당연히 도용 사기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일단 용의자의 거주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주를 넘어서 범죄가 이뤄졌다면 FBI 온라인 신고센터를 통해서도 제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상의 조치와 함께 대금 변제를 위해 민사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신용카드 도용은 1급 중범죄(Class 1 Felony)로 분류돼 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홍 전회장이 K씨의 카드를 주로 사용한 곳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한 게스트하우스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곳에서 아파트를 임대해 LG전자 직원 등을 상대로 숙박과 음식을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 업체 ‘파이브스타’를 운영했었다.

홍 전회장의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도왔던 연합회 임원은 본보에 “한때 50명 이상을 관리하며 월 10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지만 관리부실 등의 이유로 매출이 떨어져 최근 사업을 접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LG전자 직원 등이 아파트에서 퇴거명령(eviction)을 받아 물의가 빚어졌다”고 말했다.

이 임원에 따르면 파이브 스타와 계약을 맺었던 클락스빌 대형 부동산 업체 ‘바이어스 앤 하비(Byers & Harvey)사는 홍 전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LG전자 직원 등이 낸 렌트를 바이어스 앤 하비사에 전달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파이브 스타가 관리하던 아파트 내부 훼손이 심각한 사례도 많아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 전회장은 “퇴거 명령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홍 전회장이 이같은 재정 문제를 일으키면서 그가 추진했던 동남부 40년사 편찬 사업도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김기환 회장이 20일경 한국에서 돌아오는 대로 자금 환수 및 별도 편찬위원회 구성 등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연 기자
홍승원 전 회장이 K씨에게 지난달 26일 보낸 텍스트. 열흘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 변제를 하지 않고 있다.
K씨의 이달 카드 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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