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여름까지 미국인 대부분 백신 못 맞는다”

11월 생산확대 이후 2분기부터 ‘매우 많은 분량’ 생산

설사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 현실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11월에 허가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인 대다수는 내년 봄이나 여름까지 접종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때까지는 기업과 학생, 가족들이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에 대중의 접근이 가능해지려면 내년이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에 기업들이 약속한 10억회 분량의 백신을 납품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인구는 약 3억3100만명이다.

이는 미국 보건당국이 통상적인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자료를 극히 일부분만 갖고 있는 데다 개발 중인 대표 제품은 2차례 접종해야 해 조기공급 분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누가 먼저 코로나19 접종을 받을지, 어떻게 배분할지, 사후 효능과 안전성은 어떻게 추적할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3개월에서 6개월, 9개월까지 백신을 원하는 사람이 백신 공급량보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한 3차 임상시험 단계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장 진척된 회사 중 하나다.

방셀 CEO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극소수 고위험인구를 대상으로 한 백신 사용에 긴급승인을 내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백신을 일반 대중에게 사용하려면 FDA로부터 완전한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대선일인 오는 11월 3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이 준비될 것이라고 장담해온 것과는 배치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모든 사람을 압박하고 있다. 만약 나 말고 다른 대통령이었다면 2년간은 백신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를 표를 위해 하지 않는다.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내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목표로 미 행정부가 추진 중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그램의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지난 7일 브리핑에서 11월에 중대한 생산 확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후 몇 달 간 속도를 내 내년 2분기부터 월간 기준 매우 많은 분량의 백신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기 생산량이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주의해서 배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프랜시스 콜린스 국가보건연구원(NIH) 국장은 “처음 백신이 승인될 때 수천만회 분량의 접종분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모두를 위해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대한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 초기 공급에는 국방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우치 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대형 약국 체인 CVS를 통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방부와 CDC가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헨리포드 헬스 시스템’의 전염병과장인 마커스 저보스 박사(왼쪽)가 지난 5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바이오업체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mRNA-1273)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자원자들을 환영하고 있다. [헨리포드 헬스 시스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