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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계’ 미국인”…아시아계 절반, ‘뿌리’ 안 잊는다

송고시간2021-03-16 01:09 요약 공유 댓글 글자크기조정 인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지명…한국영화 '버닝'·'옥자' 출연 영화 '미나리'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정이삭 감독 영화 '미나리' 배우 스티븐 연(왼쪽)과 정이삭 감독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38)이 15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로 스타덤에 오른 스티븐 연은 한인 2세인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는 영화 '미나리'로 할리우드 정상을 노린다. 아카데미 역사상 남우주연상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후보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상할 경우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advertisement '미나리'는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로 한인 이민자 가정의 고단한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스티븐 연은 가족들을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데려와 농장을 꾸리며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제이콥' 역을 맡았다. ADVERTISEMENT 한국에서 태어나 5살 때 캐나다로 이민간 뒤 미국으로 이주한 스티븐 연에게 이민자의 삶을 그린 '미나리'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1월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열린 시사회에서 자신이 맡은 역이 실제 아버지의 삶과 닮은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스티븐 연의 삶 역시 녹록지는 않았다. 그는 원래 대학에서 심리학(신경과학)을 공부했지만, 배우로 전향했고, '워킹데드' 글렌 역을 만나기 전까지 오랜 무명시절을 보냈다. 스티븐 연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워킹데드' 시즌 1∼7편까지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제91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에 출품됐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에서 미스터리 인물 '벤'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그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도 출연했다. 어렸을 때 이민을 한 탓에 한국어는 서툴지만, 영화 속에서는 한국어를 어색하지 않게 구사했다. '미나리' 촬영 때도 어색한 한국어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함께 출연한 윤여정, 한예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그는 다음달 개봉하는 액션 영화 '메이헴'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그는 '메이헴'에서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회사가 봉쇄된 상황에서 상사에게 복수할 기회를 갖게 된 데릭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는 단순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이거나 ‘한국인’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할 때 자기 민족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뿌리’를 의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공영 라디오 NPR이 10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내 한국·중국·일본·인도·필리핀·베트남 등 6개 아시아계 그룹에 속한 성인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양인이나 일부 언론이 흔히 사용하는 포괄적 명칭인 ‘아시아계 미국인'(Asian American)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자신을 단순히 ‘아시아인’, ‘미국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람은 각각 12%, 10%로 그보다도 적었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아계는 2천3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된다. 이들은 자기의 뿌리와 그 유산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고 퓨리서치센터는 분석했다.

이 같은 특성은 출신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계의 경우 66% 이상이 자신을 한국인 혹은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설명했으나 일본인은 약 30%만이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계 중에서는 41%가 자신을 ‘인도인’이라고만 소개한다고 한다. 이들은 ‘인도계 미국인’이라는 표현도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에 얼마나 오래 거주했는지에 따라서도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한국계 미국인’과 같은 표현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보다는 한국에서 살다가 중간에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1세대가 더 자주 쓴다고 퓨리서치는 전했다.

또 미국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아시아계 59%가 자신을 소개할 때 어떤 식으로든 ‘미국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거주 기간 10년 이하일 경우 17%만이 ‘미국인’ 표현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아시아계에서 드러난 공통점도 있었다.

응답자 90%가 미 대륙 내 여러 민족은 각자의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비아시아인은 자신을 단순한 ‘아시아인’으로 볼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60%에 달했다. 20%는 편견이나 차별을 우려해 자신의 뿌리를 숨긴 적이 있다고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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