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유일한 정당 한인회”…애틀랜타 한인회 분쟁, 법정으로
제36대 한인회, 이홍기·유진철·김일홍·김미나·변호사 6명 고소
명예훼손·권한중지·징벌적 손배청구 포함…합법성 판단 요청해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둘러싼 ‘두 개의 한인회’ 논란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제36대 애틀랜타한인회 박은석 회장과 임원들은 지난 6일 둘루스 한식당 서바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속적인 소통과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홍기 측의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귀넷카운티 고등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박은석 한인회가 원고로 나선 첫 공식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소장에 이름을 올린 피고는 이홍기씨를 비롯해 유진철, 김일홍, 이재승, 김미나, 그리고 이홍기 측 전 법률 대리인인 쿠람 바이그 변호사 등 총 6명이다.
◇ “불법선거·명예훼손·회관 매각 시도까지…정당성 쟁점화”
소송을 대리하는 구민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소송은 단순한 권한다툼이 아닌, 애틀랜타 한인회의 법적 정당성과 회관 자산 보호를 위한 행정적·형사적 조치”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2023년 제36대 한인회장 선거의 무효화 ▷이홍기 측의 회장 권한 정지 청구 ▷출입금지 조치에 따른 명예훼손 ▷한인회관 매각 시도에 대한 금지 요청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홍기씨 측 법률대리인이 포함된 점이다. 구 변호사는 “상대방 변호사가 일부 인사에게 회관 출입금지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근거나 사실 확인 없이 의뢰인의 요청만으로 조치가 내려졌다”고 주장하며, “이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소장에는 이홍기 회장이 경찰 진술 과정에서 “김미나 사무장이 보험금을 직접 요청해 수령했고 모든 재정 출납을 김미나씨가 한다”고 말한 부분을 근거로 김씨도 피고로 포함됐다.
이재승씨는 지난 2023년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정관을 어긴 선거 관리를 하는 한편, 한인회 공금을 유용해 공탁금을 납부한 이홍기씨의 불법행위를 묵과했다는 이유로 피소됐다.
◇ “광복절 회관 사용, 매각 정당화 시도?”…회관보전 조치도 병행
한편 박은석 회장은 “8.15 광복절 기념식을 이홍기 측이 회관에서 단독 주최하면서 마치 회관의 ‘법적 대표’인 양 행동했고, 이를 토대로 회관 이전을 빌미로 불법적으로 회관 매각 동의까지 유도하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소송과 별도로 한인회관 매각 방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최병일 자문위원장은 “1200명이 넘는 한인 동포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회관이 불법으로 매각된다면 한인사회 전체의 역사와 자산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합법성 확인할 것”…6개월간 자료확인 후 배심원 재판 준비
이번 소송은 귀넷카운티 고등법원 트레이시 메이슨 판사에게 배정됐으며, 박은석 회장 측은 배심원 재판을 요청한 상태다. 구민정 변호사에 따르면 소송 제기 후 약 6개월간은 ‘디스커버리’로 불리는 자료 교환 및 증거 제출 단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신범 이사장은 “이홍기 측이 먼저 소송을 시작했고, 우리는 애틀랜타한인회의 정관을 철저히 지키며 대응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소송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한인사회의 통합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인사회의 지지와 후원이 절실하다. 올바른 방향으로 한인들만 보고 나아갈테니 한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