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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차세대 없는 한인단체의 공허한 메아리

paul 4 months ago (Last updated: 4 months ago) 1 minute read

동남부한인회연합회 행사서 “미국 시민되자”, “한국 선거하자” 동시 주장

차세대 참여 ‘전무’에 전직 회장들도 외면…회장 1인 ‘명함’위한 단체 전락

지난 16일 오후 미 동남부한인회연합회(회장 홍승원)가 개최한 2023년도 제30대 정기총회에서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국민의례와 축사에 이은 첫 순서로 ‘이민자를 위한 시민권 미국역사’라는 책자의 출판기념식이 열렸고 박선근 전 회장이 자비로 만든 이 책자를 각 지역 한인회에 무료 전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박 전 회장은 ‘좋은이웃되기운동’을 펼치며 “미국에 이민한 한인들이 무엇보다 모범적인 미국 시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출판기념식에서도 “이 책을 통해 동남부 지역의 한인들이 좋은 미국 시민이 됐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순서는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년 한국 총선 관리를 위해 파견된 애틀랜타총영사관 김낙현 영사의 선거참여 호소 시간이었다. 김 영사는 “미국에 거주하는 재외 국민들의 한국 선거 참여가 너무 저조해 선거 지원예산이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한국 참정권을 꼭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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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주장을 들은 참석자들은 혼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년간 연합회에서 꾸준히 봉사해온 한 한인인사는 “한국 대신 미국에 충성하는 미국 시민이 되라는 건지, 아니면 모국인 한국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미국의 노후한 한인단체들이 안고 있는 딜레마가 오늘 행사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합회 소속 전 한인회장은 “책을 전달해줄 만한 지역 주민도 거의 없고 인터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을  왜 책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무엇보다 연합회에 차세대 참여가 전혀 없는데 미국 시민이 되느냐, 한국에 애정을 갖느냐 하는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정기총회에서 차세대 한인회 구성원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새로운 연합회 사무총장에는 이미 현직에서 은퇴한 강희철 전 낙스빌 한인회장이 임명됐다.

또한 이날 정기총회에는 박선근 전 회장과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최병일, 김강식 전 회장, 감사를 맡고 있는 신철수, 김성문 회장을 제외하고는 전직 회장들이 전혀 참석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한 전직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합회가 점점 회장 혼자 운영하는 1인 단체로 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집행부가 일부 원로만 챙기고, 다음 세대로의 승계는 고민하지 않는다면 연합회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정기총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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