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언론인, 올해 50명 살해당해

국경없는기자회 연례보고서…84%는 표적 살해

올 한해 전 세계에서 50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다고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9일 밝혔다.

RSF는 이날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2020년 1월 1일∼12월 15일 전문 언론인 45명, 언론계 종사자 4명, 비전문 언론인 1명이 업무 수행 중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살해당한 언론인 53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현장 취재가 크게 제약됐다고 RSF는 부연했다.

국가별로는 멕시코에서 숨진 언론인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라크 6명, 아프가니스탄 5명, 인도와 파키스탄 각각 4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숨진 언론인 50명 중 남성이 48명, 여성이 2명으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50명 중 1명만이 외신 기자였고 나머지는 자신의 나라에서 숨졌다.

올해 취재 중 숨진 언론인의 84%는 계획적인 살인에 희생됐다. 지난해 63%와 비교하면 그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6년만 해도 사망한 언론인의 58%가 전쟁 지역에서 나왔으나 올해에는 32%만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같은 분쟁 지역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나머지 3분의 2는 분쟁지역이 아닌 멕시코, 인도, 필리핀, 온두라스와 같은 소위 “평화로운” 국가에서 목숨을 잃었다.

일부 기자들은 아주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멕시코에서는 일간지 기자가 참수된 채 발견됐고, 온라인 매체 에디터가 토막 살인을 당했다.

인도의 지역 일간지 기자는 마을 지도자의 비리를 뒤쫓다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졌고, 이란에서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교수형에 처했다.

올해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방 관료의 부패나 공적 자금 남용을 조사하다가 숨진 언론인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범죄 조직을 추적하다가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가 숨진 기자도 7명이나 있었다. 이라크에서 4명, 나이지리아에서 2명, 콜롬비아에서 1명이 현장에서 눈을 감았다. 일부는 무장 괴한이 쏜 총에 맞았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어떤 사람들은 기자라는 직업에 위험이 따른다고 생각하지만 민감한 주제를 조사하거나 보도할 때 표적이 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업무와 관련해 억류됐거나, 인질로 붙잡혀 있거나, 실종된 언론인은 387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