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백신 왔다…내년 4월엔 일상 복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예방 효과 기대 고조

정량의 절반 투여→한달 뒤 정량 투여시 효능 높아

화이자·모더나보다 가격·보관 측면서 확실한 강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분석 결과, 약 90%의 면역 효과를 확인했다고 아스트라제네카가 23일 밝혔다.

◇ 절반만 투여해도 90% 예방 효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영국과 브라질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AZD1222)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참가자 2만3000명를 상대로 투여 방식을 달리해 시험을 진행했다. 일부에게는 정량의 절반만 투여한 뒤 한 달 후에 전체 용량을 투여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모두 완전 투여했다.

그 결과 절반만 투여했을 때 약 90%의 효과를 보였고, 두 차례 완전 투여했을 땐 62%의 효과를 보였다. 두 개의 평균 예방 효과는 70%였다. 효과만 차이가 났을 뿐 둘 다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 “내년 최대 30억회분 백신 생산”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며 “내년 최대 30억회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리오 CEO는 “임상시험이 끝나는 즉시 전 세계 당국에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자료 제출을 준비할 것”이라며 “백신이 나오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해 저소득 국가에서 빨리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서 560명이 참가한 코로나19 백신 임상2상 결과 ‘강력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에서도 강력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 화이자·모더나보다 효과는 낮지만…가격·보관 유리

다만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예방 효과 90%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효능은 95% 내외다.

로이터는 그러나 “화이자, 모더나(mRNA)와 다른 방식을 이용한(침팬지 아데노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세계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최대한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가격 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신 1회분 가격이 약 3~4달러(3341원~4455원)라고 전했다. 다른 백신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이다. 백신 구매 여력이 부족한 개발 도상국 입장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영하 70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을 해야 효과가 유지되는 화이자와 달리, 2~8도 상온에서도 6개월 간 보관·운반·취급이 가능하다.

◇ 영국 정부 “12월 접종 시작…내년 4월 정상 복귀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중간 발표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다음 달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내년 부활절(4월4일) 이후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영국 정부에서 백신 1억회분을 주문했다”며 “모든 일이 잘 진행된다면 새해에 대부분의 물량이 선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에 걸려 생사 고비를 넘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트위터에 “옥스퍼드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매우 효과적임이 입증됐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