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위기 아시안 엄마, 두 아들 살해

베트남계 38세 여성 2일 13세, 9세 아들 총으로 쏴

전 남편 누나가 랜드로드, 범행후 교회서 자살 시도

베트남계 가운데 가장 흔한 성인 ‘Nguyen’의 한글 표기를 한국 외국어 표기법 규칙에 따라 ‘응우옌’으로 통일합니다. 응우옌은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성으로 전체 국민의 38%가 이 성을 갖고 있고 미국에서도 57번째로 많은 성으로 조사됐습니다. /편집자주

임대 주택의 렌트를 내지 못해 강제퇴거 위기에 처했던 아시아계 여성이 퇴거 전날 두 아들을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등 언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시의 한 주택에서 트린 웅우옌(38, 여)이 2일 새벽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던 13세와 9세의 두 아들의 머리에 총을 쏘고 이웃집 남성인 지아니 멜치온도(22)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하지만 멜치온도에게 향했던 총격은 불발이 됐고 멜치온도는 몸싸움을 벌여 총을 빼앗았다. 응우옌은 곧바로 자신의 미니밴을 타고 인근 교회 주차장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인근 워싱턴 크로싱 감리교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 안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한 응우옌을 발견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응우옌은 치료를 받고 곧바로 수감됐지만 응우옌의 두 아들은 병원 치료 도중 사망했다. 세인트 메리 병원 측은 “두 소년의 장기는 비영리단체인 ‘기프트 오브 라이프’ 프로그램에 따라 모두 기증됐다”고 밝혔다.

응우옌은 자신이 살고 있던 듀플렉스 주택의 랜드로드인 코리나 티니-멜치온도에게 수개월간 1만1000달러 이상의 렌트를 연체했고, 티니-멜치온도는 법원에 요청해 3일 응우옌의 가족을 강제퇴거시킬 계획이었다.

랜드로드인 티니-멜치온도는 용의자 응우옌의 전 남편 누나로 밝혀졌으며 응우옌이 총을 쏘려던 지아니 멜치온도는 티니-멜치온도의 아들로 나타났다. 지아니 멜치온도는 “총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응우옌이 사진이 들어있는 박스를 건네며 나와 함께 일하는 자신의 전 남편 에드 티니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박스를 건네 받는 순간 갑자기 검은 색 권총을 꺼내 내 얼굴을 향해 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다행히 총알이 발사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건을 담당한 벅스카운티 검찰청 맷 와인트롭 청장은 “응우옌의 혐의는 4건의 살인미수였지만 두 아들이 사망하면서 살인 혐의로 변경됐다”면서 “사건의 정확한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연 대표기자

체포된 응우옌/Bucks County District Atto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