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패스’한 네바다 프라이머리서 패배…경선 사퇴 압박 커질듯
네바다주 프라이머리의 경우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승리해도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대의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헤일리 전 대사보다 ‘지지 후보 없음’을 택한 표가 더 많이 나온 것은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일리가 ‘지지 후보 없음’에 상징적이긴 하지만 당혹스러운 패배를 당했다”면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 남은 상대를 떨쳐내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8일 열리는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만 후보로 등록했다. 공화당이 코커스 결과만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네바다주에 배정된 대의원 26명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져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네바다주 프라이머리 결과를 두고 헤일리에 ‘나쁜 밤'(bad night)이라며 “두고봐라. 그녀가 곧 승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은퇴한 전직 선거관리 직원인 월터 플로레스(63)는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지지 후보 없음’에 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장에 나왔다.
그는 강력한 경제 정책을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트럼프만큼 공격적이진 않았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8일 코커스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달 반전을 기대했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도 패했지만 계속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왔다.
네바다주 다음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24일)가 2주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번 참패는 헤일리 전 대사에겐 뼈아픈 결과다. 헤일리 전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주지사를 지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30%포인트 정도 밀리며 계속 고전하고 있다.
헤일리 선거캠프의 벳시 앤크니 선거사무장은 앞서 지난 5일 “네바다는 우리의 초점이 아니며 초점이 된 적도 없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날 “우리는 네바다에 한푼의 돈도, 조금의 에너지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대변인인 올리비아 페레즈-쿠바스도 네바다주 프라이머리 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그 너머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은 여러 주의 경선이 몰려있는 ‘슈퍼 화요일'(3월 5일) 이후 다음 달 안에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1215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전체 공화당 대의원은 2429명으로, 이중 절반인 1215명 이상을 얻으면 대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