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살인사건] “피해자 스스로 금식…살인 아닐 것” 주장





‘그리스도의 군사’ 한인 여성 살인사건: 둘루스 사우나 주차장 시신 발견




출석교회 목사 인터뷰 “용의자 부모와 대화…준호 신앙관 고민”

“한국서 전파 ‘그리스도의 군병’ 조직 훈련 위해 피해자와 계약”

“금식-안찰 행하다 사망한 듯…911 신고, 에릭 이모부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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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인 여성 시신 발견 사건과 관련해 6명의 한인 청년과 청소년이 살인과 감금, 폭행, 증거훼손 등의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발표했습니다. 본보는 한인 용의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용의자 가족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대신 용의자 3형제가 부모와 함께 출석했고 다른 용의자 1명도 4년 이상 출석했던 한인교회 목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해당 목사는 “3형제의 부모에게 들은 이야기”라는 전제로 용의자 측의 설명을 전했습니다. 살인사건 용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해당 목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지만 본보는 사건 당사자들의 반론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인터뷰 내용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12일 미국 조지아주 둘루스 한인 사우나 주차장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한인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 계획적인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용의자 이준호, 준현, 준영 3형제가 부목사인 아버지, 성가대 지휘자인 어머니와 함께 출석했던 노크로스 J 교회 M 담임목사는 본보에 “3형제의 아버지인 이목사(56)와 대화한 결과 준호를 포함한 용의자들이 피해자를 고의적으로 살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목사에 따르면 이준호와 다른 5명의 용의자들은 한국에서 자생해 미국 LA 등에서 3개 지부를 운영중인 ‘그리스도의 군병’이라는 신흥 종교단체에 심취했고 이 단체에 가입하려는 조세희씨(31)를 한국에서 초청했다. 그는 “이목사 부부도 한국에서 방문한 피해자 조세희씨가 집에 묵는다는 것을 알았고 집에 찾아온 날 식사도 함께 했다”면서 “얼마 후 조씨가 금식을 시작한다고 해서 말렸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는 용의자들과 함께 지하실에서 ‘그리스도의 군병’ 교범에 따라 금식과 기도를 했다”면서 “피해자가 금식을 시작하기 전 용의자들과 ‘금식의 결과로 사망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계약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발표한 폭행 흔적에 대해서는 “지하실에서 발견된 전투화 같은 신발에서도 알 수 있드시 이들이 군대식 훈련을 표방하고 있어 얼차려가 행해지기도 했고, 몸을 때리는 방식으로 기도하는 ‘안찰’을 받은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시신을 불태웠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이단 의식 가운데 불길이 닿으면 회생한다는 말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M목사는 “준호와 준현이는 2년전 부터 교회를 나오지 않았고 이목사 부부도 5개월 전 교회를 사직했다”면서 “평소 준호의 신앙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고, 우려했던 일이 터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준호는 커뮤니티칼리지를 졸업하고 에모리대로 편입해 미디어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각종 은사를 받았다고 말했고 영적인 지위 상승에도 관심이 많았다”면서 “그러다 나쁜 이단에 포섭돼 그리스도의 군병을 기른다며 동생과 친구들을 연루시킨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3형제의 부모는 범행이 발생한 2층에 거주하고 있었고 1층과 지하실에는 용의자들이 모여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서 사망사건이 발생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 M목사의 설명이다. 이목사는 서울대 자연과학 계열의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2016년 조지아로 이민했고, 2018년부터 J교회 전도사로 일하다 2019년 이 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M목사는 함께 체포된 용의자 에릭현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다른 한인 대형교회에 다니던 에릭을 친구인 준호가 우리 교회로 안내했다”면서 “이후 예배에서 영상과 음향 등으로 봉사하며 지난 5월까지 교회를 다녔다”고 설명했다. M목사는 “에릭은 8살때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이모에게 입양된 시민권자로 지난 조지아대(UGA)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연봉 8만달러 이상인 직장에 취업하고 스와니에 콘도까지 구입했다”면서 “소식을 듣고 함께 기뻐했지만 4개월전에도 얼굴에 상처를 입고 나타나 교회를 떠나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M목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인 사우나에 주차된 에릭의 재규어 차량에서 시신을 발견해 911에 신고한 사람은 에릭의 양부(이모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함께 체포된 이가원은 형제들의 이종사촌으로 미국에 입국한지 얼마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막내인 준영이는 형들이 시키는 일에 순종하는 아이여서 이번 일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유일한 여성 용의자인 이현지는 이준호의 여자친구로 곧 결혼할 사이라는 것이 M목사의 설명이다. 본보 취재 결과 이현지는 중학교때 둘루스의 한 기독교 사립학교에 조기 유학을 왔으며 J교회에는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총영사관 관계자는 “에릭은 경찰 수사과정에서 미국 여권이 나왔으며 현재 복수 국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M목사는 “현재 많은 언론에서 젊은 청년들이 이단과 밀교에 빠져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질렀고, 갱단으로 처벌받는다고도 하는데 신중하게 수사를 지켜봤으면 한다”면서 “변호사가 선임됐고 곧 면회가 허용된다고 하니 청년들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사회와 커뮤니티 등에서 우리 교회와 관련 기업이 오해를 받고 있는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용의자들이 ‘훈련’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신발/Gwinnett County Po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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