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 면책특권의 시험대?

뉴질랜드 총리 “성추행 의혹 관련 한국 정부에 실망” 전방위 압력

뉴질랜드가 한국 외교관이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사건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뉴질랜드 현지 매체 스터프(Stuff)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대변인은 이날 서면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경찰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외교관의 특권 면제를 포기할 수 없었던 데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제 다음 조치를 결정한 사안”이라고 압박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7년 한국 외교관 A씨가 주뉴질랜드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세 차례에 걸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이달 25일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의 보도로 알려지게 됐다.

뉴질랜드 외교부는 지난해 9월 공관 내 폐쇄회로(CC)TV 제공 범위, 공관 직원 조사 사항 등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정부가 외교관 면책특권을 이유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성추행 의혹은 아던 총리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례적으로 이 사안을 언급해서 더욱 논란이 됐다.

스터프는 “아던 총리가 타국 지도자와 논의 중에 시민과 관련된 개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양국 정상 간 통화는 외교문제로 비화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경찰은 고소인 측에 A씨의 유죄가 입증되지 않으면 송환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전달했으며, 검찰의 기소 시도도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