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뮤지엄, 한국 원로화가 김종학 전시회 연다

 

‘설악산의 화가’ 주제로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미국 첫 전시

한국의 대표 원로 화가 김종학 화백(87)의 작품이 내년 4월 11일부터 10월 16일까지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김종학 화백의 작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로,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한국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이 뮤지엄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시회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마이클 룩스 하이 뮤지엄 현대미술 수석 큐레이터는 “김종학 화백의 작품은 강렬한 감정과 독창성을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서 한국 현대사가 담긴 한 세대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전시회는 ‘김종학: 설악산의 화가’라는 주제로 열리며 이는 설악산과 화가가 맺은 깊은 교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하이뮤지엄 측의 설명이다. 룩스 큐레이터는 “김 화백의 작품에는 설악산의 자연뿐만 아니라 한국의 식민지배, 전쟁, 경제 위기 등 집단적 기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김종학 화백의 부산 스튜디오와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포함해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에서 대여한 7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작품은 계절별로 나뉘어 선보이며, 가로 8미터에 달하는 대형 작품 ‘팬더모니엄’과 다양한 설악산 풍경 그림, 식물학 연구를 담은 한지 작품도 포함된다.

또한 김 화백이 수집한 전통 자수와 원앙오리 목조품 등도 함께 전시돼 그가 작품에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엿볼 수 있다. 전시회 카탈로그는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되어 한인과 현지 관객 모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김종학 화백은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룩스 큐레이터는 “BTS 멤버 RM이 김 화백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의 젊은 층이 조선시대 전통에 깊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선근 한미우호협회 회장은 “이번 전시가 애틀랜타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 미술을 접할 좋은 기회”라며 협회 차원에서 전시 홍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화백도 4월 9일 오프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이 뮤지엄은 19~20세기 미국 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한 방대한 컬렉션을 소장한 미국 대표 미술관 중 하나로, 이번 전시는 애틀랜타 미술계에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박선근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상표 애틀랜타총영사.

박선근 회장과 마이클 룩스 큐레이터(왼쪽 3번째), 서상표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