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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구호물자 밀가루로 만든 밀면

paul 3 months ago (Last updated: 3 months ago) 1 minute read 0 comments

냉면 메밀 대신 밀가루에 전분 섞어, 부드러운 식감에 대표 별미로

부산의 별미 밀면
부산의 별미 밀면 

6·25전쟁 때 흥남부두 철수 등 북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피란민들로 인해 부산에는 북한 음식이 흔했다.

‘냉면’ 또한 이런 음식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진다.

소설가 이호철이 피란 시절 경험을 토대로 쓴 소설 ‘소시민’에도 북녘의 피란민들이 고향 음식인 냉면을 먹으며 향수를 느꼈다는 장면이 등장한다.

냉면의 주재료인 감자전분이나 메밀가루는 이북에선 흔한 음식 재료였지만 남쪽 지역인 부산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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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해 부산에서 판매되던 냉면 가격은 상당히 고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밀면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냉면집에서 비싼 메밀 대신 밀가루를 사용해 면을 만들면서 탄생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밀면을 만든 곳은 남구 우암동에 있는 ‘내호냉면’ 식당으로 알려진다.

내호냉면 주인 정한금 씨는 북한 흥남시 내호리에서 1919년부터 냉면집인 ‘동춘면옥’을 운영하던 인물이다.

흥남 철수 때 내려와 ‘내호냉면’ 식당을 부산에서 열었으나 메밀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구호물자인 밀가루에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섞어 면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물자의 유입이 많았는데 이들 원조물자에는 밀가루도 포함돼 있었다.

밀면
밀면 

부산 사람들은 냉면의 질긴 식감보다는 밀면의 부드러운 식감을 더 선호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내호냉면에서는 영화 ‘친구’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의 아버지 곽인완 씨도 중학생 시설 이곳에서 배달원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흥남 출신의 실향민이던 곽 감독의 아버지는 피란 시절 남구 우암동에 있는 옛 소막사인 ‘우암동 소막마을'(우암동 189번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때문에 영화 친구 속에도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선 준석(유오성 분)이 본적을 묻는 판사에게 “부산시 남구 우암동 189번지(우암 소막마을)”라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부산시가 발간한 구술 채록집 ‘피란, 그때 그 사람들’ 자료를 보면 피란민 박모 씨도 내호냉면에서 밀면을 만들었다고 기억한다.

박씨는 “당시 동(洞)에서 하는 일에 동원됐다가 일을 마치면 밀가루를 주는 일이 많아 임금 대신 받은 밀가루들이 시중에 많이 흘러나왔다”면서 “내호냉면집에서는 밀가루를 전분 가루에 섞어 반죽해 냉면을 닮은 국수인 부산 특유의 밀면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19일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밀면은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의 배고픔을 달래준 음식이고,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들의 향수도 담겨있는 음식”이라면서 “부산의 지난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산 대표 별미로 꼽을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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