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 형사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다른 사건과 관련해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2일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재판에서 검찰은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불륜 의혹 폭로 시도와 관련해 개인 변호사 코언과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한 정황이 들어있는 녹음파일을 배심원단에 들려줬다.
해당 대화는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과는 별개 사건인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의 폭로 시도와 관련해 이뤄졌다.
맥두걸은 이번 사건 공소사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는 다른 인물이다.
검찰은 맥두걸이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때 불륜관계였다는 의혹을 폭로하려 하자, 타블로이드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해당 통화 녹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두걸의 폭로 시도와 관련해 코언과 입막음 돈 지급을 논의했고, 특히 해당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를 물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배심원들은 해당 녹음을 통해 코언이 입막음 돈 지급 협상에 관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협상에 관여했는지를 명확히 들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화 녹음이 재생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해당 녹음 파일의 존재와 내용은 지난 2018년 7월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검찰이 대니얼스에 대한 돈 지급 의혹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맥두걸 사건의 통화녹음을 공개한 것은 이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혐의 사실을 유죄로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전제를 구성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선거에 불리한 정보를 사들인 뒤 대중에 알려지지 않도록 묻어버리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다는 점을 부각,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계장부 조작 사건이 아니라 불법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고안된 중범죄임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며 34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3월 형사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코언에게 법률자문비용을 지급한 것이라면서 ‘입막음 돈 지급’에 대해선 모른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