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남의 잔치 존중’ 관행도 깼다

민주당 전당대회 열리는 위스콘신 날아가 바이든 난타

“가짜 언론 때문에 어쩔 수 없다”…격전지 잇달아 방문

민주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하는 전당대회의 첫날인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격전지를 잇따라 찾으며 집중 견제했다.

그중 한 곳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였다. 통상 ‘남의 집 축제’ 때는 주목받을 만한 언행을 하지 않으며 존중하는 것이 미 정가의 전통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난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네소타주 맨케이토로 떠났다. 미네소타주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근소한 차이로 내준 곳이다.

그는 연설의 상당 분량을 바이든 전 부통령 공격에 썼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47년간의 정치 인생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급진 좌파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개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공격의 소재로 동원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철광석이 많이 나는 미네소타주 일대의 광산업 지대가 영원히 폐쇄될 것이라며 현지 민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위스콘신주 오시코시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위스콘신주에서 1%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오시코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같은 주 밀워키와 120㎞ 정도 떨어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밀워키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태여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주를 찾아 노골적 견제구를 날리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친김에 위스콘신주 옆 접전지인 아이오와주까지 방문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도 잠시 들러 연설을 했는데 민주당의 전당대회에 사전녹화 연설이 포함됐다고 조롱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현장을 방문해 선거유세 배경으로 쓰도록 하는 방안이 왜 정말로 나쁜 것인지 백악관에 설명하며 지난 주말을 보냈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남성으로 이 사건이 미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집회를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방문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경합주를 돌며 관심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쓸 예정이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이 거주지인 델라웨어주에서 일생의 연설이 될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는 20일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찾아간다.

‘거머리 전략’이나 다름없어서 바이든 캠프로서는 영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대 당의 행사를 존중하는 관행을 따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가짜 언론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