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개 석상서 마스크 쓴다

주말 군 의료센터 방문해 상이군인·의료진 만날 예정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말 병원 방문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겠다고 예고했다.

그가 예고대로 마스크를 쓰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9일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너티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위대한 상이군인들과 코로나 의료진들을 만나기 위해 월터 리드에 갈 것”이라며 “월터 리드 안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월터 리드는 메릴랜드주 국립 군 의료센터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이 당신들을 편하게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당신들은 병원에 있고 나는 그것(마스크 착용)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21일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 마스크를 ‘몰래’ 쓴 모습이 NBC방송에 포착되긴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카메라 앞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는 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지자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거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항상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고, 주변의 모든 이가 검사를 받는다면 그것(마스크)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마스크 착용을 조롱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던모어의 금속공장을 시찰한 후 그 앞에서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커다란 마스크를 쓴 채 단상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단상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면서 “본인은 그렇게 하는 게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정말로 그렇게(마스크 착용)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힐은 “보건 전문가들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낮추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가 마스크 착용이라고 권고한다”고 꼬집었다.

포드 공장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에 든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