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계엄령 건의한 베개회사 CEO ‘뭇매’

콜스 등 소매체인 거래중단 통보…불매운동 후폭풍

친트럼프 인사 “의회난입 극좌파 소행” 음모론 제기

베개 제조업체 ‘마이필로(My Pillow)’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린델이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건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

가정용품을 판매하는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콜스, 웨이페어, HEB 등 미국 소매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 극렬 지지자인 린델 CEO가 각종 음모론으로 구설에 오르자 마이필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19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성명에서 마이필로 등 판매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매장에서 퇴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콜스 대변인도 “마이필로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감소했다”며 “우리는 해당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델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 수습책 등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계엄령 선포를 건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린델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 가지고 갔던 문서 내용의 일부가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그 문서에는 ‘필요하다면 계엄령 선포’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앞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지 않았다면서 선거 사기 주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또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는 매우 평화적이었고, 트럼프 지지자로 위장한 극좌 성향의 반파시즘 운동단체 ‘안티파’가 의회 난입 사태의 배후라는 음모론을 펼쳤다.

이에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은 “린델이 오히려 반란을 선동했다”며 마이필로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고, 주요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마이필로 제품을 퇴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불매 운동 후폭풍을 맞은 린델은 우익 매체와 인터뷰에서 “좌파 그룹이 소매업체들에 우리 제품을 매장에서 없애달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소매업체들이 겁에 질려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린델이 개발해 특허를 받은 ‘마이필로’는 공격적인 TV 인포머셜을 통해 현재까지 4100만개 이상을 판매하고 초기 5명이었던 직원이 150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 없이 위산과다와 수면무호흡증은 물론 뇌성마비까지 치료한다는 과장광고를 내보내다 집단소송을 당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린델 마이필로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