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많이 본 영유아 주의 산만

영국 연구팀 두뇌인지발달 실험…저항력도 약해져

“주의력 조절 배우는 중요 시기…학업 성취에 영향”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터치스크린에 과도하게 노출된 영유아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화면에 새로 등장하는 물체에 더 빨리 시선을 돌리고, 주의력 분산에 대한 저항도 덜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배스대학에 따르면 버벡 런던대학 ‘두뇌인지발달센터’의 팀 스미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2개월 된 영아를 대상으로 2년 반에 걸쳐 실험 관찰해 얻은 이런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스미스 교수는 터치스크린이 0~3.5세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태블릿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터치스크린 사용량이 다른 12개월 영아 40명을 모집해 실험을 진행했다.

첫 달(12개월)과 18개월, 3.5세 때 실험실에서 컴퓨터로 터치스크린을 바라보는 안구 움직임을 추적해 집중력을 측정했다. 화면의 불특정 위치에서 새로운 물체가 나타났을 때 이를 얼마나 빨리 바라보고,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물체를 얼마나 무시할 수 있는지를 봤다.

그 결과, 터치스크린을 많이 이용하는 영유아는 화면에 새로운 대상물이 나타났을 때 이를 더 빨리 바라보고 대신 주의력 분산을 억지하려는 저항력도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미스 교수는 “태어나서 몇 년간은 주의력을 조절하고 집중력 방해물을 무시하는 방법을 배우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런 초기 기술은 나중에 학업적 성취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영유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영유아의 터치스크린 사용이 주의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늘어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적 증거가 없었다”고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3~4세 유아의 태블릿 이용이 2013년만 해도 28%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63%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돼 있다.

논문 제1저자인 두뇌인지발달센터의 박사과정 연구원 애너 마리아 포르투갈은 그러나 “주의 산만한 아이가 터치스크린 상에서 관심을 끄는 것을 만나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큰 집중력을 보였을 수도 있어 현재로선 터치스크린 이용이 주의력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배스대학 심리학과의 레이철 베드퍼드 박사는 “스크린에서 주의력을 뺏는 물체에 점점 더 많은 시선을 주는 것과 현실 세계 집중력이 어떤 관계를 갖는지가 앞으로 알아내야 할 과제”라면서”복잡한 일상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에 적응하는 긍정적 신호인지 아니면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는데 곤란을 겪게 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스미스 교수팀은 지난해 미국 의사협회 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발표한 같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 터치스크린을 자주 사용할수록 파란 사과 사이에서 빨간 사과를 찾아내는 것과 같은 시각 검색 시 목표물을 더 빨리 찾아낸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버벡 런던대학 두뇌인지발달센터 ‘태블릿 프로젝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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