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치료제+구충제로 코로나 잡는다?

미국·브라질 연구진, “남성호르몬 안드로젠과 코로나 연관”

구충제 ‘이버멕틴’과 병용요법 실시…브라질서 곧 임상 시작

미국과 브라질의 연구진이 탈모와 전립선 치료제에 사용되는 약물인 ‘두타스테리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남성호르몬이 코로나19 감염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매우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5일 미국 바이오기업인 어플라이드바이올로지는 브라운대학과 브라질의 코포메트리아 연구소의 연구진이 남성형 탈모에서 안드로젠 수용체 관련 연구를 진행하던 중 코로나19에 적용 가능성이 있는 치료법을 발견했다며 곧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간 폐세포에서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미치는 영향을 지난 4월 국제 피부과 관련 학술지인 ‘피부질환 치료(Dermatologic Therapy)’에 발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폐 세포를 감염시킬 때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안지오텐신2(ACE2)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입한다.

이때 관여하는 TMPRSS2라는 효소가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젠에 의해 촉진되는 것이다.

앤디 고렌 브라운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형 탈모와 전립선암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잠재적으로 연관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포메트리아 연구소의 카를로스 웜비어 박사는 “이번 발견에 근거해 우리는 항 안드로젠 약물이 잠재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세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저명한 내분비학자인 플라비오 카데지아니 코포메트리아 연구소 의학 총괄과 함께 브라질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외 임상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공시된 바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6월 중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초기 연구결과는 올해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상시험은 50세 이상 남성 코로나19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항 안드로젠 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환자들은 선별 기준에서 제외된다.

연구진은 강력한 안드로젠 억제 효과를 가진 ‘두타스테리드’를 구충제인 ‘이버멕틴’ 그리고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과 함께 임상시험에 적용할 계획이다.

두타스테리드는 항안드로젠 억제제로 양성전립선비대증과 남성형 탈모증 치료에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제약사에서 출시한 약으로 전문의약품으로 구매 시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보험 급여가 적용돼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환자들은 모두 이버멕틴과 아지스로마이신 병용요법을 치료를 받으며 그룹별로 두타스테리드와 위약을 나눠서 투약한 후 비교할 예정이다.

이버맥틴은 지난 4월 호주에서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시키자 48시간 내 모든 유전 물질이 소멸했다는 실험 결과가 공개됐으나 실제로 사람을 대상으로는 아직 안전성 및 효능이 검증된 단계는 아니다.

한국에서 판매중인 두타스테리드 제품/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