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먹으면 대담해진다”

해열진통제, 미국인 4명중 1명은 매주 먹어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제품명: 타이레놀)을 먹으면 마음이 대담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하이오대학의 볼드윈 웨이 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실제 사람들에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게 한 뒤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89명에게 두통에 처방되는 단위인 1000mg짜리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위약(placebo)을 복용하게 하고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안전하지 않은 지역에서 밤중에 걸어서 집에 가기 ▲스카이다이빙 ▲번지 점프 ▲30대 중반의 직업 전환 등의 위험성에 1~7점까지 등급을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이러한 행동을 덜 위험한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학생 545명을 대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위약을 먹은 상태에서 또 다른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는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풍선을 버튼 한 번 누를 때마다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게임을 하게 했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상 화폐(virtual money)를 각자의 은행 계좌로 넣어 주었다. 풍선이 터질 것 같으면 언제든지 버튼 누르는 것을 중지해도 된다. 그러나 풍선이 터지면 그동안 번 돈은 반납해야 한다.

결과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그룹이 위약을 먹은 그룹보다 버튼을 누르는 횟수가 많고 그 때문에 풍선이 터지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으면 위험한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과 두려운 마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국 인구의 약 25%가 매주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해열진통제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 감지 능력 저하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이러한 효과는 실생활에서도 여러 행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테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증상인 발열과 근육통이 나타날 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집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회 인지-정서 신경과학'(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아세트아미노펜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