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뢰플러 상원의원, ‘여자 트럼프’로 변신

“대통령 감염은 중국 탓”…”워싱턴 정가는 썩은 물” 등 ‘친 트럼프’ 메시지

AJC “켐프 주지사 등 조지아 공화당이 바라던 모습 아냐…생존위한 선택”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조지아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돌아선 교외지역 여성표를 되찾기 위해 ‘새로운 피’로 수혈했던 켈리 뢰플러 연방상원의원이 오히려 ‘여자 트럼프’로 변신해 당내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AJC에 따르면 뢰플러 의원은 최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트럼프스러운’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중국이 만들어내 바이러스에 우리 대통령이 감염됐다. 모두 중국 탓”이라는 트윗을 올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

지난달 귀넷카운티 피치트리 코너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워싱턴 정가는 직업 정치인들과 가짜 뉴스가 판치는 썩은 늪”이라고 주장한 뒤 “나는 그들에게 빚진게 없으며 오직 주민들을 위해 일할 뿐”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4년전 유세에서 했던 주장을 그대로 카피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뢰플러 의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친 트럼프’ 투표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흑인인종차별 운동을 ‘취소 문화(Cancel culture)’라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레토릭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경쟁자인 더그 콜린스 후보는 “가짜 보수주의자가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진정성이 없는 메시지를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콜린스 후보 진영은 뢰플러 의원이 연방 정치인 가운데 가장 부자라는 사실을 거론하며 “평균적인 유권자들과 절망적으로 단절된 뢰플러가 전용 제트기를 타고 다니며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뢰플러 의원의 이같은 ‘변신’에 대해 AJC는 “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니 아이잭슨 전 의원의 후임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켐프 주지사와 함께 트럼프 골수 지지자들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혔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오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뢰플러와 콜린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구지형의 급격한 변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인 집권이 어렵다고 보는 켐프 주지사 등 조지아 공화당 인사들에게 뢰플러 의원의 변신은 또다른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 AJC의 분석이다.

피치트리 코너스 유세에서 켈리 뢰플러 의원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