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과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을 비교하면 미국의 기름값이 더 싼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 특히 LA는 대중교통이 미비하고 도시 규모가 광활해 차가 없으면 가까운 마트도 갈 수 없다.
하지만 LA의 개솔린 가격은 1갤런당 5달러에 육박한다. 1일 현재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갤런당 4.83달러로, 1L로 환산하면 약 1662원이다.
최근 한국의 휘발유 가격이 내림세여서 캘리포니아와 비교해 보면 실제로 캘리포니아의 가격이 조금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1L당 1638원이다.
미국 전체의 개솔린 가격 평균치는 1갤런당 3.54달러로, 1L당 1214원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가격이 미국 평균보다도 36%나 높은 셈이다.
텍사스주의 경우 1갤런당 가격이 3달러 초반대였다. 1L당 1000원꼴로 LA와 비교해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또 기름값의 차이 때문인지 택시처럼 이용하는 ‘우버’ 요금도 LA에서 이용했을 때보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렇다면 캘리포니아는 왜 이렇게 유난히 기름값이 비쌀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캘리포니아의 기름값 미스터리: 너무 높다, 그런데 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목조목 그 이유를 분석했다.
요약하자면 주 정부가 매기는 높은 유류세와 각종 환경 규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었다.
정유사들의 비용을 높이는 요소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 연료 표준을 위한 설비, 지하 저장소의 기름 누출 저감을 위한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주는 오염물질이 덜 배출되는 청정 연소 휘발유 정제를 의무화하는데, 이에 따라 갤런당 약 10센트가 비용으로 추가된다고 한다.
그밖에 다른 주보다 주유소 수가 적고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점도 고유가 요인으로 꼽혔는데, 이는 관련 당국이 친환경 정책을 확대하는 가운데 주유소 인허가를 잘 내주지 않기 때문으로 WSJ은 분석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석유 회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둔다면서 ‘가격 폭리 벌금’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지만, WSJ은 주 정부의 지나친 규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석유 회사와 소매 주유소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책이 경쟁을 저해한다면 그 책임을 전적으로 업계에만 물을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