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찾는 입양인, 결국 ‘분노의 눈물’

강미숙씨 “엄마 찾아나선 아이에 문닫은 한국, 내 마음도 닫는다”

네덜란드 거주 30대 여성, 친자 확인 승소에도 친부가 끝내 외면

3살때 미국 입양…’친모 찾기’ 간절한 꿈 못이루고 쓸쓸한 귀국길

해외 입양인 최초로 아버지를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내 승소한 30대 여성 카라 보스가 한국을 떠나 빈손으로 네덜란드로 돌아가게 됐다. “그냥 엄마를 찾는 한 아이였는데 그들(아버지측 친척들)은 그 문제에 인간적이지 못했다.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다”고 울먹이면서 보스는 입양아에게도 상실한 것을 슬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16일 엄마를 찾아 수년간 애써온 보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했다. 보스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3살때 미국으로 입양된 후 매우 행복하게 지냈다. ‘가족을 찾을 생각이 없냐’는 물음에 “지금 가족이 나의 가족이다. 과거에는 관심없다”고 말할 정도로 뿌리에 별 관심이 없었다.

카라 보스씨/BBC영상 갈무리

 

하지만 네덜란드인과 결혼해 딸을 낳고부터 엄마가 자신을 버릴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어떤 상황에서 그런 선택에 이르게 됐는지 알고싶었다.

2019년 처음 DNA가 일치하는 이를 찾아냈지만 그렇게 찾아낸 친척의 가족은 도우려 하지 않았고 어떤 정보도 알려주려 하지 않았다.

“엄마를 찾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로, 수치스러운 자신들의 느낌이나 가족의 스캔들을 능가하는 것 아닌가. 그 부분이 내가 분노하기 시작한 부분이었다”고 보스는 소송까지 시작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법은 생물학적 부모에게 연락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어머니와 닿기 위한 희망에서 아버지를 상대로 한 친자확인 소송을 시작, 재판에서 이기고 난 후 보스는 “오늘은 우리 모든 입양아들에게 중요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이날 보스는 마스크를 벗고 “엄마, 제 얼굴 아세요? 오세요, 주세요(와주세요)”라고 어색한 한국어로 말하고 마스크를 다시 썼다.

하지만 판결 며칠 후 보스는 아버지를 만났지만 그의 적대적인 태도 때문에 10여분만에 대화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는 가족이 붙여준 경호원 2명을 대동해 변호사 사무실에 나타났고 마스크에 모자,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상태라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 법원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아버지가 딸을 만나도록 할 수 없고 어머니의 신분을 알려주길 강제하지 못한다.

결국 재판에 이기고도 아버지와 그의 가족의 벽에 막힌 보스는 좌절했다. BBC에 그는 “나는 내가 열었던 한국과 관련된 나의 정체성과 국가이자 사회인 한국에 문을 닫기 시작한다”면서 “셀수없이 많이 상처받았고 거부당했다. 나는 이제 집으로 가려 한다. 내 집은 암스테르담의 내 가족들과의 집”이라며 울며 말했다.

보스는 사람들이 입양아들에 대한 고정 관념을 없애기를 바랐다. 그는 “입양아들은 선택되는 순간부터 입양되어서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로 우리가 가진 모든 것, 새로운 기회와 새 가족들에 감사하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입양아들이 슬퍼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입양에는 너무나 많은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나는 그걸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입양자들은 잃어버린 것을 애통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한국전쟁 후 16만명의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보냈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나는 심하게 후회했다. 우리가 당신들을 우리 스스로 키울수 없었던 것을 생각하니 고통스러웠다”고 입양아들에게 사과했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으로 입양된 어린 시절의 카라 보스/BBC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