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패션 경연…승자는 ‘버니 샌더스’?

스노우보드 재킷에 지역구 교사가 만든 재활용 장갑 착용

해리스 부통령 ‘보랏빛’ 눈길…대부분 미국 브랜드 옷 입어

보랏빛은 흑인 여성 참정권·통합 상징…미셸·힐러리 동참

20일 취임식으로 전국민과 전세계의 이목을 한꺼번에 집중시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하나 같이 미국 브랜드의 의상을 차려입었다.

특히 첫 여성·흑인 부통령의 이정표를 세운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의 민권을 상징하는 색상을 선택해 의미를 더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태생인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와 세르지오 허드슨의 의상을 입었다. 둘 다 흑인 디자이너다.

해리스 부통령 부부 [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역시 랄프 로렌의 정장을 입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해리스 부통령 부부가 모두 미국 브랜드의 의상을 택한 것이다.

CNN방송은 “미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취임식의 중심을 차지했다”면서 “미국 패션산업의 자신감을 북돋웠다”고 평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푸른색이 감도는 보랏빛 의상으로 한층 주목받았다.

보라색과 흰색은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쓰이는 색이다. 보라색은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셜리 치솜이 선거운동 중에 주로 썼던 색이다.

CNN방송은 “해리스가 보라색 옷을 입은 것은 본인에게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치솜이 해리스의 정치적 여정에 영감을 주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흑인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보랏빛 의상을 통해 첫 여성·흑인 부통령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부각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승리 연설 땐 흰색 정장을 입었다.

보라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과 공화당의 상징색은 붉은색을 섞을 때 나오는 색이라 초당적 색으로 불리기도 한다.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색인 셈이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차려입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AFP=연합뉴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이날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의외의 인물을 꼽았다. 바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으로 정장 코트가 아닌 스노우보드용 재킷에 커다란 벙어리 장갑을 끼고 팔에는 서류봉투를 들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샌더스가 입은 재킷은 미국 브랜드 ‘버튼(Burton)’사 제품으로 이날 버튼사 홈페이지는 주문이 밀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또한 그의 장갑은 지역구의 교사가 입다 버린 중고 스웨터를 재활용해 만들어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더스 의원이 의자에 앉아있는 사진은 현재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컨텐츠와 문화 요소)’으로 활용돼 소셜미디어에서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버니 샌더스 의원-CNN캡처/R. Eric Thomas 트위터
샌더스 의원과 강남스타일을 활용한 인터넷 밈/natalie Bat @anatbags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