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합작 배터리 공장서 또 근로자 사망사고…3명 희생
사고 53건 발생 “상당수 보고도 안돼”…하청업체 ‘수난’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투자로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 파워의 상징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가 잇따른 인명사고와 안전의식 불감증, 서류미비 이민자 착취 의혹까지 받으며 지역사회의 지탄을 사고 있다.
WTOC-TV와 서배너 모닝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 54분경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위치한 메타플랜트(HMGMA) 건설 현장에서 또다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작업 도중 지게차 적재물이 떨어지며 현장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이언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신고는 사고 발생후 1시간만인 오전 10시 54분경 접수됐으며 경찰이 11시 2분경 현장에 도착해 즉시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트럭에 자재를 싣는 과정에서 지게차의 화물이 불안정하게 고정돼 있던 상태로 떨어졌고, 인근에 있던 작업자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4월 60피트(약 18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히스패닉계 건설노동자가 사망했고 지난 3월에도 지게차 충돌로 인해 건설노동자 한인 유순복(Sunbok You)씨가 숨졌다.
또한 지난 3월초 파이프 폭발로 인해 중상자가 발생하는 등 지난 16개월간 총 53건의 응급 구조 요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12건은 심각한 트라우마성 중상 사고였다.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이미 해당 부지에서 최소 15건의 산업재해 조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 중 상당수가 하청업체의 안전 관리 부실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방송인 WTOC-TV는 최근 탐사보도를 통해 “현장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며, 상당수 사고가 보고조차 되지 않는다”고 폭로한 바 있다. 특히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위험한 작업에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반복적인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주 정부나 현대차 본사는 아직까지 명확한 안전 시스템 보완책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메타플랜트 준공식에 참석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이번 안전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조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을 자제하겠다”고만 밝혔다.
한편, 현대차 메타플랜트는 총 60억달러 이상의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조지아 최대 산업 프로젝트로 꼽히며, 주정부와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중대 사고들이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안전 사각지대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