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26일)을 앞두고 조현동 신임 주미대사가 14일 부임했다.
조 신임 대사는 이날 낮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조 대사는 특파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2013년 초에 공사로 부임한지 10년만에 다시 대사로 부임하게 됐다”면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한편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미대사관은 김준구 정무공사가 대사 대리로 역할을 하는 비상 체제를 종료하고 정상 운영체제로 복귀했다.
조 대사는 전임 조태용 전 대사가 지난달 말 전격 사퇴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 발탁되면서 주미 대사로 내정됐다.
그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접수국의 사전 동의)에 걸린 시간은 역대 주미대사 가운데 최단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주미대사로 내정돼 이날 부임하기까지 보름여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 대사는 17일께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뒤 활동을 시작하며 19일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달 말 한국 정상으로는 12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조 대사의 당면업무는 윤 대통령 방미 및 정상회담의 차질 없는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기밀문서 유출로 돌출한 도·감청 의혹 등에 대한 대응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 70주년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도·감청 의혹이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감청 의혹에 대해 미국 측이 ‘굉장히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한 기색’을 보인다면서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판단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고 확정할만한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