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7일 ‘메모리얼 데이’까지 사흘간 이어진 연휴 기간 중남부에서 동부에 이르기까지 토네이도와 폭풍이 강타해 최소 23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AP통신과 미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5일 발생한 토네이도로 텍사스주 쿡 카운티에서 7명, 아칸소주 전역에 걸쳐 8명, 오클라호마 메이즈 카운티에서 2명이 각각 숨진 데 이어 전날 폭풍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켄터키주와 앨라배마주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전날 하루 5명이 날씨와 관련된 사고로 사망했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앨라배마주의 마운틴 브룩 지역에도 최대 시속 252㎞의 돌풍이 불고 큰 우박이 떨어지면서 주거용 건물 위에 큰 나무가 쓰러져 1명이 숨졌다.
곳곳의 전력 시설도 파손돼 이날 오후 8시(이하 동부시간) 기준으로 중남부와 동부에 이르기까지 약 30만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지역별 정전 규모는 켄터키주 10만6000가구, 아칸소주 4만9000가구, 미주리주 3만4000가구, 웨스트 버지니아주 3만2000가구, 앨라배마 2만6000가구 등이다.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폭풍이 동쪽으로 더 이동해 워싱턴DC에서 뉴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폭풍예측센터(SPC)에 따르면 워싱턴DC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메릴랜드 일부 지역과 볼티모어에 오후 11시까지 토네이도 주의보가 발령됐다.
또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뉴저지 일부 지역에는 오후 9시까지 심각한 뇌우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미 중남부 지역에서는 토네이도 발생이 부쩍 잦아지면서 치명적인 악천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휴스턴 북서부에서는 토네이도와 강풍으로 인한 사고로 8명이 숨졌으며, 지난 21일 아이오와주에서는 토네이도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기상학자들은 미 내륙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지속되면서 토네이도를 잇달아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런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열돔 현상과도 관련이 있으며 남부 지역의 5월 기온을 한여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텍사스 남동부와 루이지애나주 중남부, 미시시피주에 걸쳐 주민 2천500만여명이 폭염 경보를 받았다. 오는 28일까지 이틀간 체감 열지수가 텍사스 라레도에서는 화씨 119도(섭씨 48도), 오스틴과 휴스턴에서는 화씨 113도(섭씨 45도)를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NWS는 기온과 습도의 조합으로 인체가 실제 느끼는 더위를 나타내는 열지수(The heat index) 온도를 기준으로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넘을 때 폭염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한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는 전날 이미 열지수가 화씨 96도(섭씨 35.5도)를 찍어 같은 날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