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제 성장, 백신접종률에 달렸다”

올해 전망 낙관…”접종 지연시 성장 2.2%p 격차”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백신 접종만 원활하면 올해 경제성장이 “인상적”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백신이 계획대로 배포, 접종되면 미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의 호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지난주 연설에서 올해 인상적 성장을 전망하면서 막대한 재정부양으로 충분한 수요가 발생해 경제가 강력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치몬드 연준의 토마스 바킨 총재는 백신으로 올여름이면 경제활동이 완전히 재개될 것이라고 봤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끝이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연준 위원들은 다음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이끄는 새 정부가 의회에서 추가 부양안을 무난히 이끌어 내는 동시에 백신 접종률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지연될 수록 경제 성장도 더딜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경제 재개에 필수적인 집단면역에 도달하려면 백신접종 속도가 중요하고, 이 속도는 성장률까지 좌우할 수 있다. 접종률에 따라 고용회복, 개인과 기업의 파산이 갈리며 경제 회복이 가속화하거나 둔화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올해 8월까지 미국 인구의 92%가 접종을 마치면 2021년 한 해 전체 성장률이 5.2%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8월까지 접종률이 68% 수준이면 올해 미 성장률은 3%에 그칠 수 있다. 접종률에 따라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8000억달러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접종은 더디기만 하다. 골드만삭스는 백신을 잇따라 승인한 선진국에서 접종이 지연되면서 올 한해 성장률을 벌써 0.5%포인트(p) 넘게 갉아 먹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질병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2일 기준 최소 1차례 백신을 맞은 미국인은 전체의 2.8%다. 하지만 주별로 접종률 격차도 있다. 가장 높은 접종률을 보이는 지역은 웨스트 버지니아주로 5.8%지만, 이 곳은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GDP 10%를 책임지는 캘리포니아주의 접종률은 2.1%로 미국 전체 평균을 밑돈다. 접종률이 가장 낮은 주는 아칸소로 1.4% 수준이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려면 백신이 균일하게 배포, 접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마다 백신에 대한 반응은 상이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이 분산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