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공화 양당 “상하원서 오류 이유 초당적 검토”
1천여명 이름, 정보 틀려…”있을 수 없는 일” 지적
박선근 이사 “대부분의 오류, 철자 아닌 부호 문제”
연방 의회가 지난해 7월 27일 워싱턴 DC에 설립된 ‘한국전 추모의 벽’의 오류에 대해 초당적인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원 천연자원위원장인 브루스 웨스터먼 의원(공화, 아칸소)와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장인 조 맨친 의원(민주, 웨스트버지니아), 하원 군사위원장 존 바라소 의원(공화, 와이오밍), 상원 군사위원회 선임위원 로저 워커 의원(공화, 미시시피) 등 상하원을 망라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은 지난 2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 서한을 보내 “한국전 추모의 벽에 새겨진 희생자들의 이름과 정보에 오류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군과 한국 카투사 전몰용사 3만6000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이 기념물에서 1000명 이상의 이름과 정보가 잘못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오류는 기초 작업에서 걸러져야 하는데도 결국 실제 기념물에 새겨져 일반에 공개까지 됐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이러한 오류들에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명백한 결함들이 건립 이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초당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방 의회는 지난 2016년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는 한국전에서 희생된 미군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추모의 벽 건립안을 승인했지만 연방 예산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었다.
추모의 벽은 비영리단체인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KWVMF)이 주도해 설립됐으며 한국 정부와 한인사회도 건립기금을 보탰다.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이름과 정보는 국방부가 완전하고 정확한 목록을 작성해 시행기관인 연방 내무부에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다.
의원들은 “유족과 국가를 위해 감동적인 헌사가 돼야 했을 추모의 벽이 부끄러운 실수로 변질돼 유감스럽다”며 “우리는 오류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오류의 원인이 된 소통 및 연구 결함을 찾아내 이런 오류가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오스틴 장관에게 오는 23일까지 상임위에 브리핑을 하고 관련 자료를 최대한 신속하게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방부가 내무부와 KWVMF에 전사자 명단을 제공할 때 따른 절차를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재단에 제공한 명단에서 발견된 모든 실수나 오류를 설명하고, 이를 바로잡은 정확한 명단을 내무부와 KWVMF에 제공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KWVMF의 한인 이사인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은 본보에 “국방부 측은 보도에 지적된 1015개의 오류 가운데 대부분이 철자가 아니라 연결부호(dash)나 소유격 부호(apostrophe)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방부가 현재 유족들과 협의해 오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