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서 굴리며 사진 찍고 전기차 선두주자?”

니콜라, 사기 의혹에 반박 대신 변호사 고용…주가 또 폭락

전기차 니콜라가 이틀 연속 10% 넘게 폭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 소식에 올랐던 주가 상승분이 모두 증발했다. 니콜라는 사기의혹에 즉각적 반박 자료를 내는 대신 변호사를 고용했다.

◇GM 제휴발 랠리 증발

니콜라는 11일 뉴욕 거래에서 14.5% 폭락해 32.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11% 넘게 밀렸다. 사흘 전인 8일에만 해도 GM과의 제휴 소식에 40% 폭등해 5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니콜라 주가는 역합병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됐던 6월 4일 종가 33.75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니콜라의 전기차가 ‘사기’에 가깝다는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트레버 밀턴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반박할 만한 구체적 보고서 대신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니콜라 주가는 더 떨어졌다. 사기 의혹을 반박할 근거가 없어 막대한 소송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평가했다.

◇즉각 구체적 반박 대신 변호사 고용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가 완전한 기능의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기술역량, 파트너십, 제품 등과 관련해 “수 많은 거짓말”을 쏟아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니콜라가 공개했던 세미트럭의 고속도로 주행 영상은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에 니콜라는 힌덴버그 리서치의 행동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주목을 끌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기 의혹에 즉각적 반박 자료를 공개하는 대신, 증거와 문서에 대한 평가를 위해 법무법인 커클랜드 & 엘리스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에 대한 쇼트셀링(공매도) 투자업체다. 하지만 또 다른 업체인 씨트론리서치는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리서치에 감사를 표하며 니콜라와 법적 소송시 발생할 비용의 절반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니콜라 기술력에 대한 의혹이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 역시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수소 연료전지 트럭 ‘니콜라원’에는 기어와 모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소 연료전지가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때 포드 시가총액 추월

니콜라는 6월 증시에 상장되기 전까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는 수 많은 스타트업 중 하나였지만 역합병으로 증시에 상장되면서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관심을 받았다. 니콜라는 특별한 매출도 내지 못했지만, 주가는 한 때 8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이틀 전 GM과의 제휴에 주가가 다시 폭등했다. GM은 배터리기술을 제공하며 설계 제조하는 조건으로 20억달러어치 신주(지분 11%)를 받고 이사1명을 파견하기로 하기로 했다. 제휴합병 소식에 8일 니콜라는 40%, GM은 8% 뛰기도 했다.

니콜라의 수소전기 트럭
[니콜라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