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생후 8개월 무증상 아기가 2명 감염”

영유아 무증상 전파 잇따라…어른이 마스크 써야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유아 환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보건당국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CNN방송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10살보다 어린 아동과 영유아도 코로나19를 퍼뜨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CDC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유타주 솔트레이크카운티 보육시설 3곳에서 영유아 184명을 추적했다.

그 결과 시설과 연계된 어린이 확진자 13명은 최소 12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접촉자 46명 중 4분의 1 넘는 수치다.

전염자 12명은 각각 엄마 6명, 형제·자매 3명, 아빠·친척 등 3명이었다. 엄마들 중 1명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증상을 보였다.

아기 확진자 12명 중 3명은 무증상이었고, 9명은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 최연소는 생후 8개월이었으며, 엄마와 아빠가 모두 감염됐다.

CDC는 “이 자료는 아이들이 코로나19를 보육시설에서 집으로 옮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성인보다 낮지만, 전파자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육시설 3곳에 노출된 감염 아동들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전혀 없었다. 이로 미뤄볼 때 무증상 아동 3명 중 2명은 코로나19를 부모와 교사에게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CDC는 “특히 너무 어려서 마스크를 쓸 수 없는 2세 미만 아동이 있는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소아과·어린이병원협회에 따르면 11일 현재까지 미국에선 18세 이하 어린이 50만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산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2주간 확진자 수가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일부 학교가 개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무증상 어린이 확진자의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시카고대 연구진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5세 이하 영유아 확진자의 코 속 코로나19 유전 물질은 어린이나 성인 확진자에 비해 10~100배 더 많다”고 발표했다.

한 어린이가 LA 코로나19 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