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주택 매물 증가…집값은 여전히 ‘버티기’

최근 애틀랜타 일대에서 부동산 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팬데믹 당시의 광풍은 사그라들었지만, 기대와 달리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거래 시장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12일 조지아 부동산중개인협회 리스팅(Georgia MLS)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12개 카운티의 4월 주택 매물은 총 2만4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2% 급증했다. 그러나 주택 거래량은 508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 남아있는 주택 재고는 약 4.6개월치로, 팬데믹 당시 1개월 미만까지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통상 6개월 재고가 구매자-판매자 간 균형점으로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애틀랜타가 ‘셀러 마켓’이지만, 팬데믹 당시 치열했던 입찰경쟁과는 달리 구매자들의 협상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애틀랜타 주택 거래 중 약 62%에서 판매자가 가격 할인, 클로징 비용 지원 등 양보(Concession)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매물 공급이 늘었지만, 여전히 주택 가격 하락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4월 애틀랜타 지역 중위 매매가는 40만9900달러로, 1년 전보다 1.2% 오히려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2021~2022년 초 저금리 시절 4% 이하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소유주들이 현재 6% 후반까지 오른 금리 탓에 이사를 망설이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미중 관세 갈등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매수 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알파레타 지역 부동산 중개인 톰 르케인은 “관세와 같은 외부 변수로도 매수자들은 쉽게 발을 뺀다”며 “이런 불확실성은 매도자들에게 더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중심가나 학군이 좋은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많아 집값이 잘 버티고 있지만, 외곽지역이나 일반 주택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처럼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팬데믹 시절의 폭발적 수요가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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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연 기자
미국 신축주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