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항공 여객기서 여성승객 성추행 피해

옆 좌석 남성이 가해자…피해자 “승무원이 아무 조치 안 했다”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한 여성이 옆 좌석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승무원들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4일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바바라 모건 씨는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 지법에 아메리칸항공과 가해 남성 체리안 아브라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모건 씨에 따르면, 작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댈러스로 향하던 야간 항공편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소송 서류에 따르면 비행기가 이륙한 후 객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아브라함은 팔과 몸을 밀착시키며 모건 씨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졌고, 손을 성기 부위까지 뻗쳤다. 그는 또한 무릎 위에 가방을 올려 사타구니 부위를 가렸다고 한다.

모건 씨는 공포감에 소리를 지르며 “멈춰!”라고 두 차례 외쳤지만, 승무원들은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고, 이후 도착 게이트에서 해당 사실을 신고했을 때는 오히려 “왜 비행 중 더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았냐”며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건 씨의 법률 대리인은 “가해 남성은 이전에도 성추행 혐의로 항공사에 신고된 전력이 있었음에도 아메리칸항공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해당 항공사는 승객 보호에 심각한 실패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브라함은 연방검찰에 의해 3건의 기내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재판은 오는 8월 4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FB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내 성범죄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장거리 야간 비행에서 어두운 객실을 악용한 범죄가 많다”고 밝혔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기내 성범죄 104건이 수사에 착수됐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본 사건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수사 당국과 협조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가해자는 현재 항공사로부터 탑승 금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피해자 모건 씨는 “비행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보호받지 못했다는 현실이 더욱 충격이었다”고 밝히며,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항공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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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아메리칸 에어라인 비행기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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