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악몽되나…미국 코로나19 폭증 우려

파우치 “대확산 중첩”…연휴 여행자들에 거리두기 촉구

“고령 친지 피하라…가족모임 다녀오면 일단 감염 의심”

입원환자 9만1천명 넘어…신규 환자 26일째 10만 이상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12월 들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추수감사절 대이동과 가족 모임에 따른 감염 사례가 12월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겨울 최대 휴가철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면 접촉이 늘어나 또 다른 악몽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9일 코로나19 확산이 겹쳐서 발생하는 ‘설상가상’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ABC·NBC 방송 등에 잇따라 출연해 “앞으로 2∼3주 뒤면 코로나 환자가 이미 급증한 상황에서 또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코로나 대확산이 중첩되는 상황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1차 백신 접종이 몇 주 안에 시작될 수 있지만, 미국은 정말 위태로운 상황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 연휴 시즌에 연방정부와 주 정부, 도시와 각 가정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2주가 걸리고, 무증상자의 바이러스 전파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추수감사절 여행을 마치고 귀갓길에 오를 미국인들을 향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을 준수해달라고 촉구했다.

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29일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에 출연해 추수감사절 여행과 가족 모임에 참석한 미국인들은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가정하고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벅스 조정관은 “우리는 추수감사절 기간 미국인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젊은이를 비롯해 대규모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방정부나 보건당국의 특별한 권고가 없더라고 국민 스스로 가족과 본인을 지켜야 한다면서 가족·친지 중 65세 이상 고령자를 접촉하는 것을 피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처럼 코로나 연말 대확산 경고가 나온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 입원 환자는 9만1천명을 넘으며 또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현황 집계 사이트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를 인용해 지난 28일 기준 입원 환자가 9만1천635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입원 환자는 지난 13일부터 17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해 26일 기준으로 9만명을 넘겼고, 27일 8만9000명 수준으로 잠시 내려왔으나 하루 만에 다시 9만1000명대로 올라섰다.

신규 확진자는 27일 연속으로 1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15만5596명, 하루 사망자는 1189명으로 집계된 데 이어 29일에도 신규확진자가 10만9671명이 나왔다.

또한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1월 한달간 신규 확진자는 410만명이 넘고, 사망자는 2만5500명 이상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한주간 신규 확진자가 미국의 주 중에서는 최초로 10만명을 넘겼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중인 로스앤젤레스 병원 의료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