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썰매 대신 가림막 타고 와요~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유통업체들 산타클로스 마케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이 높지만 올해도 산타클로스는 찾아온다.

대신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를 하면서 마스크를 쓰거나 투명한 아크릴 가림막을 치는 등 몇가지 예방 조치를 취한다.

워싱턴포스트와 AJC 등 언론들은 25일 일부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산타클로스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방역수칙을 지키며 다양한 방법으로 산타클로스를 등장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어려운데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마케팅을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대부분 유통업체는 산타클로스를 앞세워 코로나19로 발생한 손실을 최대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콜로라도 레이크우드의 한 쇼핑몰은 2m 높이의 아크릴 가림막 안에서 산타클로스가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어주고, 텍사스에서는 빨간색 가죽 바지와 카우보이모자를 쓴 산타클로스가 방문객들에게 2m 거리에서 말 안장에 앉도록 안내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애틀랜타 지역의 쇼핑몰도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는 대로 ‘사회적 거리두기’ 산타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산타클로스가 수족관에서 물고기들과 어울리며 관람객을 맞거나 눈썰매를 탄 산타클로스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는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만큼 예년처럼 진행한다.

미네소타 블루밍턴의 한 쇼핑몰은 사람들의 실내외 모임을 금지하는 주지사의 행정명령 때문에 산타클로스 행사를 취소했고 대형 백화점인 메이시는 산타클로스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대부분 장소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산타클로스가 드라이브스루 행사를 이끌거나 마스크 착용, 체온측정 등을 해준다. 이들 산타클로스는 방역을 위해 자신의 상징인 하얀 장갑과 투명한 얼굴 가리개 등을 착용한다.

올해 산타클로스는 확실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귀에다 소원을 속삭이는 장면을 보기 힘들어진 것이다.

산타클로스 행사 대행업체의 대표인 미첼 앨런은 “올해는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산타클로스를 만나고 싶어한다”라면서 “행사 예약이 많이 증가했다. 솔직히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거의 50년간 산타클로스 역할을 해온 마크 브레네먼(70)은 “올해는 아이들을 안아주거나 사탕을 나눠주지 못하는데도 사람들이 여전히 산타클로스를 보고 싶어한다”면서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들에게 치명적이어서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는 70~80대들이 매우 민감한 상태이며, 돈이 꼭 필요한 사람들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림막 안의 산타클로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