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부모가 죽기 전 반드시 해야 할 한 가지”

 

“유언장 자녀들에게 읽게 하라”…유산 분배, 공정성과 논리로 풀어야 

재정 전문가들 “어려운 대화도 필요”…자녀간 갈등 예방위해 꼭 해야

워렌 버핏은 부모들에게 “보통의 재산을 가졌든 엄청난 재산을 가졌든” 반드시 해야 할 한 가지로 유언장을 서명하기 전 자녀들에게 읽게 하는 것을 권장했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버핏은 25일 한 편지에서 “모든 자녀가 당신의 결정 논리와 사후에 그들이 직면하게 될 책임을 확실히 이해하도록 하라”고 썼다. 1500억 달러의 개인 재산을 축적한 이른바 “오마하의 현인” 버핏은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만약 자녀들이 질문이나 제안을 한다면 주의 깊게 듣고 합리적인 제안은 수용하라”면서 “이는 유언장의 결정에 대해 당신이 사망한 후에 자녀들이 ‘왜?’라고 묻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 ‘어려운 대화’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젊은 전문가들에게 재정 안내를 제공하는 회사인 본 파이드 웰스(Bone Fide Wealth)의 창립자이자 CNBC 자문 위원회의 일원인 더글라스 본파스는 버핏의 유산 계획을 공개하라는 조언에 동의했다.

본파스는 “이런 대화는 어렵지만, 의미 있고 올바르게 접근하면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유산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지나치게 기대할 수 있다”며, 누가 무엇을 받을지와 그 이유를 명확하고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부모는 자녀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유언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자녀의 불만을 듣게 될까 봐 우려한다. 그러나 본파스는 바로 그 이유로 이러한 대화를 미루지 말아야 하며,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자녀들이 갈등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산 분배 공평하지 않다면 설명이 필요하다

버핏은 편지에서 “많은 가족들이 유언장의 사후 명령으로 인해 상속자들이 혼란스러워하거나 때로는 화를 내면서 분열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며 “어린 시절의 실제 혹은 상상의 상처와 질투가 크게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본파스는 형제 간 유산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 자녀가 집 구매를 위한 계약금을 지원받았거나 훨씬 비싼 대학에 다녔다면, 다른 자녀보다 더 적은 유산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출 문제가 있는 자녀의 경우, 신탁을 통해 유산을 일정한 간격으로 분할 지급받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재정 상황이 나은 자녀와의 대화 

잭슨빌에 있는 라이프 플래닝 파트너스(Life Planning Partners)의 설립자 캐롤린 맥클라나한 CFP는 재정 상황이 훨씬 나은 자녀가 있다면, 해당 자녀에게 적은 유산을 남길 수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물어볼 것을 제안했다.“너의 형이 예술가로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맥클라나한은 이러한 대화를 통해 자녀가 실제로 유산 분배 결과를 알게 됐을 때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녀 의견 듣는 것이 중요하다

버핏은 “내 생각을 방어해야 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내 아버지도 나와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맥클라나한은 버핏의 의견에 동의하며, 성인 자녀가 유언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개 유익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산 문서를 작성할 때, 자녀들에게 미리 무엇이 중요한지 물어보라. 그렇게 하면 이를 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정보 공유가 해로운 경우

그러나 드물게는 유언장의 정보를 자녀와 공유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상황도 있다고 맥클라나한은 말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를 경제적으로 착취한 경우나 직업 및 재정에 무책임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녀는 “미성숙한 자녀가 있다면, 유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자녀들에게 자신의 유산 결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남겨 사후에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 가족마다 달라…정답은 없다

맥클라나한은 “모든 가족은 다르다. 따라서 특정한 규칙을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각 가족의 상황에 맞는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