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전쟁, 중국의 비밀무기는 ‘군인들’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군 내부 사용 허가…세계 최초 적용

임상 3상도 없이 곧바로 투여…”군이 시험대상인가” 비난

중국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군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30일 환구시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군사의학연구원 천웨이 소장 연구팀과 칸시노(CanSino) 생물 주식회사가 개발 중인 ‘재조합 코로나19 백신(Ad5-nCoV)’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칸시노 측의 29일 공지에 따르면 이 백신 후보물질은 지난 25일 중국중앙군사위원회 병참보장부 보건국으로부터 1년간 ‘군 특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확산할 경우 군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백신 후보물질은 군사용으로만 허가받았을 뿐 민간용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지방 의료기관이 사용하려면 각 성 정부와 군 병참보장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백신 후보물질은 지난 11일 2차 임상시험을 마무리했으며, 비교적 높은 면역반응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게 칸시노 측 설명이다.

다만 SCMP는 아직 2차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고,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백신 접종에 따른 감염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칸시노 측은 지난달 캐나다 당국으로부터 캐나다에서 3차 임상시험 실시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칸시노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백신 후보물질이 코로나19 예방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도 “최종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장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이 감염돼 50만명 이상이 사망한 상황에서 각국은 백신 개발에 매달리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 측의 7개를 포함한 백신 후보물질 17개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리다광 중국 국방대학 교수는 “이번 조치는 정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연구개발을 촉진·장려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을 위한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약품을 군인들에게 곧바로 투여한다는 결정이어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대상자가 올린 온라인 게시물 [출처 과기일보. 펑파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