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시시피 흑인소년 기리는 기념물 지정

노예제 역사교육 논란 속 1955년 백인에 살해당한 14살 소년 에멧 틸 기념

에멧 틸
에멧 틸[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 민권운동의 기폭제가 된 흑인 소년 에멧 틸(1941-1955)을 기리기 위해 그의 죽음과 관련된 주요 장소를 국가기념물로 지정한다고 AP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AP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오는 25일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기념물 지정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가기념물은 연방정부 소유 토지 등에 설정되는 기념 구역을 뜻한다.

틸의 어머니는 아들 장례식에서 관 뚜껑을 열어놓고 잔혹하게 폭행당한 아들의 모습을 공개했고 백인 배심원단이 틸을 살해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사건은 흑인 민권운동의 촉매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소년의 이름을 딴 ‘에멧 틸 반(反)린치법’에 서명했다. 국가기념물 지정 예정일인 25일은 틸의 생일이기도 하다.

AP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미국에서 인종 관련 교육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노예들이 일을 통해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플로리다주 개정 흑인 역사교육 과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개정 교육과정 수립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노예들이 받은 혜택과 관련해서는 옹호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