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 수입목재 고율 관세 탓 주택건설비 상승”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 원인을 놓고 미국주택건설협회(NAHB)와 미국목재연합(U.S. Lumber Coalition)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핵심 쟁점은 캐나다산 침엽수 수입목재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이다.
현재 미국은 캐나다산 침엽수 목재에 대해 14.5%의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 중이며, 올해 말까지 35% 수준까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 목재는 미국 수입 목재의 85%, 전체 목재 공급의 약 25%를 차지하는 만큼, 건설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 건설업자들 “관세가 주택 건설 비용 상승의 주범”
NAHB 짐 토빈(Jim Tobin) CEO는 FOX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정 무역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미국 내 생산 역량을 회복하려면 수년의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 전까지는 신뢰할 수 있는 캐나다산 목재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와 목재 가격의 불안정성이 신규 주택 공급 위축의 한 원인이라며,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현실적인 무역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목재연합 “원인은 관세 아닌 규제와 땅값·건설사 수익”
그러나 미국목재연합의 견해는 정반대다. 연합의 전무 이사 졸탄 반 헤이닝언(Zoltan van Heyningen)은 “2021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목재 가격은 67%나 하락했다”며, “주택 가격 상승은 목재 때문이 아니라 규제비용, 토지비용, 그리고 건설사 수익률 상승 때문”이라고 말했다.
NAHB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목재 가격은 1,000보드피트당 442달러이며, 이는 팬데믹 당시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반면 신규 주택 가격은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목재연합은 또, 캐나다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미국 목재 산업과 지역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 현장 목소리도 엇갈려… “관세 덕분에 가격 안정” 주장도
시카고의 목재 판매업체 Acme Lumber의 대표 존 칼라비치는 “관세 덕분에 가격을 지난 1년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형 건축 프로젝트와 소규모 수리 수요 모두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4월 단독주택 신규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2.1% 감소해 연율 92만7000건으로 줄었다. 신규 주택 판매는 74만3000건, 기존 주택 판매는 363만 건으로 집계됐다.
◇ 트럼프 행정부, 목재 생산·안보 관련 행정명령 발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목재 생산과 관련한 국가 안보 차원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자국 내 자원 확보와 공급망 재편을 명분으로 관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관세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주택 공급과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균형 잡힌 정책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