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16대 대통령으로 노예해방을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이 남북전쟁 때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고조부를 사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WP는 미국 ‘대통령의 날’인 이날 국립문서보관소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소개했다.
남북전쟁 당시 군무원 간의 다툼에서 상대를 다치게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링컨 당시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던 모지스 J. 로비넷이 바이든 대통령의 고조부였다고 WP는 전했다.
발단은 1864년 3월 21일 저녁 버지니아주 베버리포드 근처의 북군(연방군) 막사에서 벌어진 군무원(민간인) 로비넷과 존 J. 알렉산더 간의 싸움이었다.
알렉산더는 로비넷이 한 여성 요리사에게 자신에 대해 무언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는 달려들어 설명을 요구하면서 시비가 붙었고, 로비넷은 주머니칼을 꺼내 들고 맞섰다.
결국 알렉산더는 여러 곳에 자상을 입어 피까지 흘렸고, 로비넷은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된 뒤 플로리다 근처의 외딴 섬에 구금됐다.
애초 호텔을 운영했던 로비넷은 전쟁중인 1862년말∼1863년초 사이에 북군에 의해 수의사로 고용돼 포토맥 예비군 포병부대에 배속된 채 말들을 보살피는 일 등을 맡고 있었다.
질서 및 군기 위반 등 혐의뿐 아니라 살인 미수 혐의까지 받은 로비넷은 군사재판에서 자신의 행동이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더에게 적의가 없었으며, 칼을 꺼내지 않았으면 자신이 심각하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군사법정 재판관들은 살인 미수를 제외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로비넷은 결국 징역 2년에 처해졌다.
이후 육군 장교 3명의 사면 청원에 이어, 웨이트먼 T. 윌리 당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청원을 지지한 상황에서 링컨 당시 대통령이 1864년 9월1일자로 로비넷의 잔여형 집행을 면제하는 사면을 결정했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공화당 출신 ‘선배’ 대통령(링컨)에게 가문 차원의 ‘은혜’를 입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