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드스파 총격 생존 한인여성 인터뷰

“내가 가게서 가장 오래 일해…용의자 얼굴 처음 봤다

방까지 쫓아와 2발이나 총격…구사일생으로 빗나가

비명 지르자 총맞은 줄 알아…너무나 침착하게 범행

충격에 정신과 치료 받아…범인, 강력하게 처벌해야”

지난 16일 발생한 애틀랜타 한인여성 타깃 총격사건 당시 3명이 희생된 골드스파 현장에서 생존한 한인 여성 김모씨(48)가 사건 이후 최초로 본보와 만나 사건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아직도 총격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씨는 24일 오후 자신을 간호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둘루스 싱글하우스 자택에서 애틀랜타K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씨는 총격 직후 911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한 주인공이다.

김씨는 “총격 당시 스파 내에 위치한 직원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면서 “다른 곳에 가려고 라이드 서비스를 불렀고 (숨진 여성 가운데 한명의 남편인) 이광호씨가 픽업을 오게 돼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용의자가 울린 벨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총소리가 들려왔다”면서 “3발을 쏘는 것을 들었는데 총소리가 난 곳은 휴게실과 반대 섹션의 복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총소리를 듣고 강도가 든 것으로 생각하고 무서워 대피하려고 문을 열고 나갔는데 복도에 할머니(박순정씨)가 쓰러져 있었고 범인이 나를 보고 방으로 쫓아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내게 총을 2발이나 쐈다”면서 “1번째 총격을 가했는데 빗나갔고 내가 공포에 떨며 가만히 있자 다시 총을 쐈는데 이때 너무 겁이나서 비명을 질렀더니 아마 총에 맞았는줄 알았는지 더이상 총을 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범인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유유히 가게를 빠져 나갔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집 현관문

총에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정신을 차린 김씨는 잠시후 조심스럽게 복도에 나갔고 3명의 동료가 총탄에 희생된 것을 발견했다. 업소 곳곳에는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은 희생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김씨는 “너무나 무섭고 죽을 것 같았지만 911에 신고를 하고 라이드를 하러 오기로 한 이광호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용의자 롱에 대해 “우리 업소에 자주 왔다고 하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면서 “내가 우리 가게에서 가장 오랜 일한 편인데 (롱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롱은 말도 없이 침착하게 총을 쐈다”며 “그 모습이 아직도 무섭다”고 말했다.

김씨의 911 신고 직후 중무장을 한 경찰이 가게에 출동했다. “김씨는 이렇게 빨리, 그렇게 많은 인력이 무장을 하고 온 것은 처음 보았다”면서 “체로키카운티 업소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금이라도 정보를 알려줬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이 도착한 후 이광호씨가 도착했고 경찰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희생자들에 대해 별도의 응급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국어 통역을 통해 경찰과 FBI의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사건 이후 내가 왜 혼자 살아 남았는지 후회가 되고 나도 따라 죽었어야 했나라는 생각 때문에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약을 받아왔고 다시 방문해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남편 김씨는 “아내가 매일 ‘나도 죽었어야 했는데…’라며 우울해하고 있다”면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며 걱정했다.

김씨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 3명이 모두 총격에 희생됐다”면서 “특히 두 아들이 있는 언니(김현정씨)와는 정말 자매처럼 지냈고, 코로나 때 내가 골드스파에 소개해 일을 하게 된 것이라 너무 미안하고 죄를 지은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범인에 대해 끝까지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쳤다.

이상연 대표기자, 윤수영 기자

골드스파/Atlanta K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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