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거주 전두환 손자 “할아버지는 학살자…가족 범죄 밝힌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폭로성 게시물…”아버지 전재용은 사기행각, 전재만은 검은 돈 냄새”

“연희동 자택에 스크린골프장 있다” 영상도 올려…전재용 “아들,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 반복”

[전우원 씨 인스타그램 캡처]

[전우원 씨 인스타그램 캡처]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가 일가 전체를 비난하는 폭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전우원씨는 13일부터 15일까지 연이어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자신이 발언하는 동영상과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가족사진, 지인 신상정보를 담은 게시물을 연달아 공개했다.

전씨는 전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전재용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전 씨는 이날 올린 영상에서 조부인 전 전 대통령에 대해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13일에 올린 영상에선 “이 자리에서 제 가족들이 행하고 있을 범죄 사기 행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동영상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전 씨는 자신의 부친에 대해선 “현재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법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현재 한국에서 전도사라는 사기행각을 벌이며 지내고 있다”면서 “이 자가 미국에 와서 숨겨져 있는 비자금을 사용해서 겉으로는 선한 척하고 뒤에 가서는 악마의 짓을 못 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또다른 게시물에서는 작은 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재만 씨에 대해 “현재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는 정말 천문학적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자신의 신분을 입증하기 위해 운전면허증, 등본, 미국 유학 비자, 학생증, 보험증서 등 증빙 자료부터 어린 시절 전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과 동영상, 이순자 여사 사진 등을 게시했다. 전 전 대통령의 유산상속을 포기했다는 서류도 공개했다.

그는 과거 전 전 대통령과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 둘의 사진을 올린 게시물에서도 “제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출처 모를 검은돈을 사용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며 “아직도 그들은 자신의 죄를 알지 못하고 법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며 관련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노년 여성이 실내 스크린골프장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노년 여성을 이순자 여사로 추정하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전 씨의 폭로는 가족으로 끝나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이 성범죄와 마약 등 범죄 행각을 일삼고 있다며 실명과 사진, SNS 대화 내용을 캡처해 올렸다. 일부 게시물은 신고로 삭제됐다.

전씨는 이어 15일 새벽 뉴욕의 자택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폭로를 이어나갔다. 큰아버지 전재국씨의 집에 호화시설이 있다는 내용과 함께 “왜 자신들의 돈의 출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내 명의를 이용해 만든 계좌도 있으니 찾아보면 다 추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저도 죄인이다. 제 죄는 제가 달게 받겠다”며 “저는 제가 받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말 이기적이게도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며 “가족이 저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하면서 ‘미친X’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했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와 지금 몇 달간 일을 잘했다”고 주장했다.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 근무 중이라고 밝혔던 그는 현재 퇴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재용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워낙 오랜 시간 떨어져서 살다 보니 아들이 아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심한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반복했다”며 “아비로서 아들을 잘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고, 부끄럽지만 선의의 피해를 보게 된 지인들께 너무나 죄송해 부득이하게 사정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불법행위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당황스럽다”고 했다.

연희동 자택 내 스크린 골프장에 대해서는 “부친 생전에 자식들이 돈을 모아서 선물로 해드린 것인데, 노환이 깊어진 이후에는 사용한 적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우원씨는 “지난해 초 심각한 우울증으로 자살 시도까지 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고 이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아버지와 (계모) 박상아씨는 성스러운 하나님의 이름을 자신들의 죄를 감추는데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연합뉴스

전우원씨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