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총영사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186호

지난 금요일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원로 인사 가운데 한 분과 통화를 했습니다. 코로나19과 시위사태 등을 놓고 이야기를 하던 중 이 분이 “지금까지 수많은 총영사를 겪었지만 지금 총영사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해 놀랐습니다.

3년도 머물지 않다 떠나는 총영사들이 대부분 비슷한 패턴을 보였지만 현 김영준 총영사는 그중에서도 특히 “생색나는 일만 좋아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지금같은 위기 상황에서 한인사회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찾아서 할 일이 많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전했습니다. 평소 한국 정부의 활동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이어서 더욱 인상깊게 들려온 비판이었습니다.

다른 단체장 한명도 지난주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폭력시위에 피해를 당한 한인 업소가 많지도 않을 뿐더러 총영사관에서 걸어가면 되는 다운타운에도 있는데 총영사관이 피해 파악을 전화로, 그것도 간접적인 경로로만 한다. 이럴 때 직접 찾아가서 위로를 전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거의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 총영사는 피해 업주들 대신 한인 언론사 대표들을 만나 홍보에 더 신경을 썼다는 후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한인사회에 미치는 총영사관의 영향이 크지 않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특히 각종 직위와 포상, 지원금 등을 이용해 한인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한국정부 및 총영사관과 이에 휘둘리는 일부 한인인사들에게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일부 한인인사들은 여전히 총영사관의 눈치를 보면서 한인사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을’로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 단체장은 총영사가 한마디 하면 회의에서 아예 말도 못꺼내지 못하고, 다른 열혈 단체장은 “총영사는 재외동포 보호보다는 외교를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며 용감하게 총영사를 ‘경호’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재외동포 보호를 후순위로 놓을 만큼 외교를 위해 어떤 중차대한 일을 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앞으로 애틀랜타총영사관과 한인사회의 관계에 대한 시리즈 기획기사를 게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혹시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애틀랜타총영사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허심탄회하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립니다.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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