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애틀랜타한인회의 회복을 위하여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 206호

김윤철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본보에 한인회 관련 기사만 보도되면 아침부터 “명예훼손에 해당된다. 지켜보고 있다”며 어김없이 경고 메시지를 보내옵니다. 그런데 지난 이틀간은 아무런 메시지가 없었고, 전화기가 꺼진채 연락이 잘 안돼 기자들끼리 서로 행방을 묻기도 했습니다. ‘연방기금 부정 청구’라는 본보 기사가 그 어느 보도보다 더 큰 명예훼손에 해당될텐데 말입니다.

그런 김 회장이 어제(27일) 오전 둘루스의 한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귀넷카운티 당국과 영수증 문제에 대한 미팅을 갖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 모임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인회 입장을 전문으로 실어주는 한 사이트에 따르면 일정한 ‘면죄부’를 받은 모양입니다.

이틀간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던 김 회장은 이 모임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고 한인회 대변 사이트는 곧이어 “한인회 영수증 청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거나 “가짜뉴스 때문에 비영리단체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생겼다”며 예상대로 한인 언론사들에 대한 한풀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귀넷카운티는 한인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닙니다. 영수증 청구가 잘못된 것이기에 바로잡으라고 명령했고, 다만 형사처벌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 뿐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김회장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나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겠지만 억울함을 풀었다고 기고만장할 정도의 여유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이틀간의 마음고생이 심했던 까닭이겠지요.

그런데 김회장과 함께 이틀간 아무런 얘기도 하지 못했던 해당 사이트와 한인회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더 흥분해서 ‘바람잡이’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김회장의 멘트로 나온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한인회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한인회 관계자가 아닌 사람까지 귀넷카운티 미팅에 끌어들였던 초라한 모습치고는 관계자가 꽤 많은 편입니다.

김회장을 볼 때마다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의리를 지키고 있는 수석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나방’같은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자신을 대변해준다고 하는 사이트 역시 큰 힘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다해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한인회장이 혼자 한인회관을 지키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안쓰럽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지난 22일 아침에 김회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가 의아했지만 여느 때처럼 받았습니다. “건강하시고 별일 없느냐”고 묻자 김회장이 “지난번 10만불 지원금과 이번 32만5000불 지원금을 받은 것이 다 이 대표 덕분”이라며 “오늘 점심식사나 하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중이었던 영수증 중복청구 문제 때문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다음으로 미룬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22일 ‘이 대표 덕분’이었던 연방정부 지원금이 5일만인 27일에는 ‘이상연 때문에’ 중단됐다는 반전이 연출됐습니다. 사실 이러한 반전도 김회장의 뜻이 아닌 것으로 믿습니다. 본인도 2개월 남짓되는 기간에 40만달러 이상의 기금을 마련해 집행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지난 7월에 승인된 1차 지원금 10만달러도 예산이 없어 영수증 중복청구까지 동원해 10월까지 고작 1만7000달러 밖에 수령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40만달러 이상의 돈을 마련하겠습니까? 디캡과 풀턴카운티에 지원금을 요청하려 했는데 애틀랜타 K 때문에 포기했다는 주장 역시 ‘아무말 대잔치’라는 사실을 김회장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요.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한 김회장 주변 사람들은 오늘(28일) 기자회견에서 또 분풀이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애틀랜타 한인들의 여론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고 냉철합니다. 아무리 선동 매체를 통해 외친다고 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윤철 회장이 정말로 40만달러의 기금을 한인들에게 제대로 제공하고 한인회를 회복하려 한다면 단 한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결단을 내려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입니다. 지금 김 회장은 너무 큰 옷을 입었습니다. 용기있게 물러나 뒤에서 한인회를 지원한다면 오히려 박수를 받을 것입니다. 김윤철 회장이 살고 한인회도 사는 방법을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는 분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맹렬하게 비판할 수 있는 것이 인간사이지만 퇴로없는 싸움을 하면 안됩니다. 솔직히 좁은 한인타운에 영원한 적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말로 애틀랜타한인회를 위하고, 한인사회의 일원이 되기 원한다면 질시와 미움은 다 내려놓고 올바른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