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실수에 대응하는 현명한 방법

이상연의 짧은 생각 제185호

조지아주 연방하원 제7지구의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일부 한인 미디어의 오보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어제 선거를 감독하는 조지아주 내무부(Secretary of State) 차관이 직접 공화당 지역 대표에게 오보를 낸 한인 언론사의 명단을 보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지아 주정부가 한인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문제삼아 조사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아마 주류 언론사를 포함해도 드문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정부 당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오보가 아니라 9일로 예정된 공직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제7지구에 출마한 다른 공화당 후보는 기자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허위 부재자 투표 결과를 사전유출해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한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에 당국이 쉽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사실 이번 오보는 전문적 저널리즘과는 전혀 상관없이  시민으로서 기본적인 양식만 갖고 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입니다. 부재자 투표나 사전 투표 결과를 본 투표 전에 미리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중요한 데이터를 조지아주 언론도 아닌 뉴욕 언론에서, 그것도 ‘시험용 데이터’라고 적혀있는 곳에서 받았다며 보도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실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잘못은 수습하고 대처하는 과정이 더욱 조심스럽고 겸손해야 합니다.

오보를 낸 기자 가운데 1명은 자신이 확인한 것처럼 기사를 썼지만 지역 기자들의 단체 카톡방에서는 “후보가 확인했다고 해서 믿고 기사를 내보냈다”면서 “오보라면 기사를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기자는 해당 기사를 온라인판에서 슬쩍 삭제한 뒤 오보에 항의했던 다른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텍스트를 보내 “오보라서 내린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일에 휘말려서 내린 것”이라고 끝까지 잘못을 부인했습니다.

다른 언론사 역시 2일만에 기사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꾼 뒤 이전 기사를 삭제한 이유에 대해 “AP측이 비공식적인 데이터를 인용해 권한 또는 허가없이 게시하거나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면서 “AP가 제공한 데이터가 뉴욕 언론사 뉴요커의 실수로 게시 또는 온라인 표출됐을 가능성이 있고 뉴욕주법과 조지아주법이 다른 점도 참고했다”며 역시 존재하지도 않는 데이터가 여전히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뉴욕주와 조지아주의 선거법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투표결과를 공개하도록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 언론사는 원본 기사에는 “뉴요커에 직접 확인한 결과 AP가 제공한 데이터가 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더구나  “향후 투표소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최종 개표 발표시점까지 일시적으로 가리겠다”고 기사 삭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투표소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처음부터 잘못된 기사를 보도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저도 그렇게 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중대한 실수일수록 빠르고 시원하게 인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입니다. 언론계 생활 26년째인 저는 애틀랜타 기자 가운데 가장 오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한인사회에 송구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동료 기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많이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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