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공화 주지사의 ‘이민자 보내기’ 논란 가열

뉴욕시장 “비인간적 방법으로 다뤄 인권침해…함께 도와야”

미국 매사추세츠주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에서 주민들과 포옹하는 불법이민자들
매사추세츠주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에서 주민들과 포옹하는 불법이민자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부의 공화당 주지사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북부 민주당 지역으로 이송하는 것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에 이어 유력 대권주자 중 하나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최근 매사추세츠주의 부유층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에 주로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 약 50명을 전세기로 실어나른 것이 논쟁의 기폭제가 됐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국경 정책에 항의하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부각하기 위한 조치라는 공화당 주지사들의 입장에 대해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애덤스 시장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연방정부도, 텍사스주지사도, 플로리다주지사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주에 따르면 텍사스에서 뉴욕시로 이송된 불법 이민자는 지금까지 2500명이 넘는다.

이와 관련해 애덤스 시장은 애벗 주지사와 드샌티스 주지사가 “사람을 비인간적 방식으로 다룸으로써 기본적인 인권 침해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텍사스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다른 이민자들과 같은 버스에 태워 보낸 것은 물론 뉴욕에 도착한 일부 이민자들은 탈수 증세를 보이거나 적절한 식료품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애덤스 시장은 전했다. 그러면서 “일부 이민자들에는 마치 동물에 붙이는 것과 같은 꼬리표가 달려 있었다”고 덧붙였다.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딕 더빈(일리노이) 의원도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주지사들을 비판했다.

더빈 의원은 “(공화당) 주지사들이 무력한 사람들을 이용한 것은 한심한 일”이라며 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불법 이민자들에게 고통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불법 이민자 문제의 쟁점화로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정치적 위험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5일 디샌티스와 애벗 주지사를 향해 “그들이 하는 것은 잘못된 일로 미국적이지 않다”면서 “사람을 갖고 정치하지 말고 해법 마련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공화당은 디샌티스와 애벗 주지사를 옹호하며 불법 이민자 문제는 연방정부가 초래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마이크 라운즈(공화·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이날 CNN에 출연해 이들 주지사가 “남쪽 국경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의 고난에 대해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340만 명이 국경을 넘었다. 주지사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주(州) 차원에서 다룰 수 없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