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일부 하원의원들이 수도 워싱턴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가이 로셴탈러 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덜레스 국제공항의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바꾸는 법안을 지난달 29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주요 공항에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재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내정된 상태다.
그는 퇴임 직전에 발생한, 미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흠결을 남긴 극우 지지층의 의회 폭동 사태에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WP는 “덜레스 공항의 명칭을 논란의 공화당 대선 후보의 이름으로 개명하는 법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은 현재 하원에서 218석을 확보, 민주당(213석)에 5석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 있고, 4월 중순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격차는 217석 대 213석으로 더 줄어들어 3명 이상의 의원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안 처리가 어렵다.
이 법안이 설사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우위인 상원에서 처리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의회에서 입법절차를 마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이 서명할 가능성은 한층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 DC에서 서쪽으로 25마일(약 40km) 떨어진 곳에 있는 덜레스 국제 공항은 1962년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존 포스터 덜레스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로셴탈러 의원은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공항의 상징으로서 자유와 번영, 힘의 상징인 ‘도널드 트럼프 국제공항’보다 좋은 이름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즉각 조소가 쏟아졌다.
에비게일 스팬버거 하원의원은 “우스꽝스러운 생각”이라고 비판했고, 개리 코널리 의원은 “91개 혐의(조지아주법원에서 3개 혐의가 기각돼 실제로는 88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의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감옥 중에서 찾아볼 것을 제안한다”고 조롱했다.